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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 사장ㆍ부회장 자리 맞바꿔/부진한 실적ㆍ노사분규 문책성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대한생명에 뺏긴 2위 탈환 겨냥
국내 제2위의 생명보험회사인 대한교육보험이 사장과 부회장의 자리를 맞바꾸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한교육보험은 1일자로 이강환부회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김영석사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외관상으로는 김사장이 한단계 승진하고 이부회장이 한단계 내려간 것처럼 보이지만 어디까지나 실세는 사장인 만큼 김사장을 경영일선에서 손떼게 했다고 보는게 옳다.
보험업계에서는 지난해 1월 취임한 김사장이 전격적으로 물러난 것은 부진한 영업실적과 극심한 노사분규에 따른 문책인사의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회사운영을 전문경영인에 맡긴 이상 회사일이 잘못되면 책임을 져야한다는 회사의 확고한 방침이 그대로 적용됐다는 것이다.
사실 교보 창업자인 신용호씨(72)는 평소 『교보는 앞으로 전문경영인에 의해 이끌어져 나갈 것』이라고 누차 강조해 왔다.
물러난 김사장은 지금껏 생보업계 2위 자리를 놓고 대한생명과 엎치락뒤치락하는 싸움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강력한 영업확대정책을 펴왔다.
88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대졸사원을 무려 2천8백50명이나 뽑고 영업소를 1백63개나 신설한 것은 그 단적인 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보는 지난 5월 신규계약 실적이 3조4천6백12억원으로 대한생명(3조5천7백70억원)에 뒤지는등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5월부터 노조에서 임금인상등을 요구하며 본관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는등 노사분규가 장기화돼 김사장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었다.
아무튼 이번 대한교육보험의 경영진개편은 부진한 영업에 새바람을 불어 넣고 아직까지도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노사분규를 타결키 위해 노사간의 새로운 대화채널을 마련해 보자는데 그 뜻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박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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