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회창측 "한나라 특검 요구 기분나쁠 것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각 정당과 대선 후보의 선거자금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자 이회창 전 후보 측은 일단 "특별히 기분 나쁠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崔대표가 주장한 특검은 휘두르기에 따라선 李전후보를 곤혹스럽게 할 수도 있는 사안임에도 한 측근은 "특검으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수사하자는 데 대해 거부감이 있을 수 없다"고 긍정 평가했다.

그는 SK 비자금 수사에 대해 "권력을 쥔 자는 깨끗하고, 권력을 잃은 자는 더럽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李전후보를 만났다는 한 인사도 "대통령의 측근 비리는 어느 순간 곁가지로 빠지고 야당과 李전후보 측에 책임을 떠넘기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검 요구는 당연하다"면서 "崔대표로서도 달리 방법이 없지 않느냐"고 했다.

특검에 대한 이 같은 반응을 당에선 "수세 국면을 벗어나야 한다는 점에서 崔대표와 이해가 일치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李전후보 측은 崔대표가 기자회견 중에 "특검 결과에 따라 대선 후보들은 당락에 관계없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선 "굳이 그런 표현을 써야 했느냐"며 못마땅하다는 표정이다.

한 측근은 "자기만 깨끗한 척하고 달아나려는 느낌이 든다"고도 했다.

그래서 비자금 정국을 둘러싼 전.현 지도부의 시각차가 여전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날도 李전후보 측의 한 인사는 "당의 초기 대응이 너무 안이했다"고 했으며, 崔대표 측은 "뭘 알려줘야 대응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崔대표는 자신의 발언을 놓고 뒷말이 일자 "내가 아는 한 지난해 돈이 들어오고 나간 문제에 대해 이회창 전 후보가 연결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박승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