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 선장 1호-양유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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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여자가 배를 타면 재수 없다는 근거없는 고정관념의 벽을 허문데 자부심을 느껴요』
국내 여 선장 1호 양유순씨( 32)가 처음 키를 잡은 것은 지난 3월.
『비록 거친 바다가 아닌 한강의 유람선이었지만 신경이 곤두서 어떻게 운항했는지 기억도 안나요』
그러나 호기심에 찬 승객들이 웃으며 『수고했다고 격려하면서 선착장에 내릴 땐 가슴이 뿌듯했다고.
20대 중반 TV에서 외화 『사랑의 유람선』을 보고 매료돼 선장에의 꿈을 키워왔다는 양씨는 4년전 세모 관광에 입사, 본격적인 선장 공부를 해왔다.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한강에 얽힌 비화를 일어로 술술 설명하기도 하는 양 선장의 목표는 퀸 엘리자베스호 같은 초대형 유람선의 선장이 되는 것.
동료들 사이에 「처녀 뱃사공」으로 불린다는 양 선장은 마도로스 파이프를 입에 무는 멋 대신 호프만의 『뱃노래』를 즐긴다.
아직 기술상의 어려움과 바다 항해 등의 경험이 없지만 열심히 공부, 거친 바다를 싸우지 않고 달래는데 여자가 적격이란 사실을 입증하겠다고.
양 선장은『장마가 끝난 8월초부터 시민들에게 「한여름 밤의 낭만」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글 박종권 기자 사진 신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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