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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 종 소장품 문화 재단에 기증"|신문·잡지 창간호 수집가 김형선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14년 동안 신문과 잡지의 창간호만 무려 5천여 종이나 모은 수집가가 있다.
서울 플라자호텔 전경련 영업소에 근무하는 김형선씨 (36·수원시 장안구 율전동). 그는 국내외 신문 3백50종, 잡지 4건7백 종 등 무려 5천50종이나 되는 창간호를 모았다.
『군복무를 막 마친 78년부터 전국 방방곡곡의 신생 신문사와 잡지사·중고서점 등을 찾아다녔지요. 꼭 갖고 싶던 창간호를 힘겹게 손에 쥐었을 땐 잠도 오지 않았어요』
그가 수집한 창간호 중에는 성냥갑 크기 만한 일본 잡지가 있는가 하면 경성제대 예과 학우회 문예부 발간의 희귀 잡지 『청량』( 1925년)도 있다.
또 이무영·유진오씨 등의 동인지 『작품』 (1939년)도 있고 미국 공보원 발행의 『국련일 특집』 (51년10월24일), 미8군이 발행한 『트로픽 라이트닝 뉴스』 (52년12월25일) 등 일반 사람들이 접해 보기 힘든 것도 있다.
동인천고를 졸업한 그가 창간호 수집에 매료된 것은 고교시절 안춘근씨의 수필집 『생각하는 인형』을 읽고부터.
이때부터 「남들이 소홀하게 생각하고 버리는 곳에서 귀중한 문화 유산을 찾게 된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그후 무엇이든 모으는 습관을 갖게 됐지만 특히 제작진들이 최고의 정성을 기울이게되는 창간호 수집에 매료되더라고.
헌 책방을 뒤지다가 차비까지 털어 사고 싶은 창간호를 산 뒤 수원의 집까지 걸어서 간 기억도 많다.
김씨는 요즘 불어나는 창간호의 보관 문제로 고민에 빠져있다.
출판 붐을 타고 점점 늘어가는 창간호들을 모으기도 어렵지만 소장품마저 누렇게 변색돼가고 있어 조만간 문화 재단을 찾아 기증할 계획이라고. 글 배유현 기자 사진 김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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