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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글로벌 엔진' 달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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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회장과 소니 퍼듀 조지아 주지사가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퍼듀 주지사는 "대규모 투자에 감사하며 주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사진제공=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가 글로벌 생산 거점을 만드는 첫 삽을 떴다. 기아차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 연산 30만 대 규모의 현지 공장을 짓는 기공식을 했다. 이날 행사엔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을 비롯,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 소니 퍼듀 조지아 주지사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공장은 270만 평 부지에 건평 79만 평 규모로 2009년 완공된다. 기아차의 첫 미국 공장으로 모두 10억 달러(약 1조원)가 투자된다.

정 회장은 기공식에서 "조지아 공장은 기아 브랜드를 세계 무대로 성장.발전시킬 글로벌 전략 기지"라며 "연구개발.생산.마케팅 등 전 부문을 현지화해 소비자의 요구에 신속히 대응하고 브랜드 파워를 높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009년 이 공장이 가동되면 올해 말 제품을 생산하는 30만 대 규모의 슬로바키아 공장과 내년 43만 대로 증설되는 중국 공장까지 합쳐 기아차는 총 103만 대의 해외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이 강조한 것처럼 조지아 공장은 현대.기아차 그룹의 글로벌 생산 전략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 그룹의 해외 생산은 올해 처음으로 100만 대(106만여 대 예상)를 돌파하는데 이는 전체 생산량의 25% 수준이다. 지난해 GM과 도요타가 해외에서 각각 46.7%, 37.3%를, 폴크스바겐과 혼다가 60% 이상을 생산한 것에 비하면 크게 뒤진다. 기아차 조지아주 공장이 완공되는 2009년엔 현대차 그룹의 해외 생산은 300만 대에 달하고 그 비중 또한 글로벌 메이커로서 손색이 없는 48% 수준이 된다.

기아차 조지아주 공장은 인근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의 현대차 공장에서 북동쪽으로 134㎞ 거리에 있어 두 공장 간에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또 기아차와 협력업체 등에 채용되는 조지아주 현지 직원은 4500여 명에 이를 전망이다. 조지아 주정부는 기아차 공장을 대규모 투자처로 지정해 ▶공장 부지 및 관련 인프라 ▶고용 창출 지원금 ▶종업원에 대한 교육 훈련 ▶세제 혜택 등 각종 지원을 제공했다. 한편 기아차는 현대차와의 디자인 차별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피터 슈라이어 전 폴크스바겐.아우디 디자인 총괄 책임자를 영입한 데 이어 내년엔 미국에 기아차 디자인 연구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웨스트포인트(미 조지아)=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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