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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던져 강도잡은 「모범경관」/칼 찔린채 발목잡고 공포쏘며 격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새벽 네집 턴 전과3범 쇠고랑
강도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가슴 등을 찔려 중상을 입는 극한 상황속에서도 공포까지 쏘면서 끝까지 격투를 벌인끝에 범인을 검거했다.
22일 오전6시30분쯤 서울 이태원1동 63 한연규씨(69) 집 마당에서 강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울 용산경찰서 이태원파출소 소속 곽경환순경(32)이 범인 박대봉씨(22ㆍ무직ㆍ절도 등 전과3범ㆍ서울 상암동 13)를 검거하려다 범인 박씨가 휘두른 길이 25㎝가량의 등산용 칼에 왼쪽가슴ㆍ팔 등을 찔려중상을 입었다.
곽순경은 이날 『이태원일대 주택가 4곳에서 강ㆍ절도를 한 범인이 달아나고 있다』는 주민신고를 받고 동료 2명과 함께 순찰오토바이를 타고 현장에 도착,때마침 범인 박씨가 한씨집 담을 넘어 들어가는 것을 보고 앞장서 쫓아들어가다 옆집으로 통하는 대문뒤에 숨어있던 박씨가 갑자기 뒤에서 나타나면서 흉기를 휘두르는 바람에 이같은 변을 당했다.
그러나 곽순경은 칼에 찔린 직후 피를 흘리며 쓰러지면서도 범인을 놓치지 않기위해 결사적으로 다리를 잡고 땅바닥에 뒹굴며 공포 2발을 쏘았고 이때 뒤따라온 이홍렬경장(34)ㆍ남상철순경(31) 등 2명이 다시 공포 2발을 쏘며 합세,5분여 동안의 격투끝에 박씨를 검거했다.
범인 박씨는 이날 오전3시30분쯤 이태원1동 최모씨(32ㆍ여)의 셋방에 침입,최씨를 욕보이려다 옆방의 인기척에 놀라 달아났다.
박씨는 이어 오전4시쯤엔 10여m 떨어진 이태원동 34 4층건물의 2층 프린스안경점(주인 임광성ㆍ52)에 들어가 안경ㆍ시계 등 2백만원어치를 털고 이어 이 건물 4층에 세든 미8군 상사 브루스 로맨씨(42) 집에 침입,로맨씨의 손발을 묶고 금품을 요구했다.
박씨는 이 집 냉장고에서 위스키 1병을 꺼내 마시고 비디오를 보며 1시간30분쯤 머무르다 오전5시30분쯤 귀가한 로맨씨의 부인 김모씨(29)가 경찰에 신고하자 그대로 달아나 인근 이태원동 74 장모씨 집으로 들어가 목욕탕에서 세수하고 있던 배모양(21ㆍ외국어대3)을 폭행하려다 배양이 범인이 떨어뜨린 칼을 집어들고 고함을 지르는 등 격렬히 반항하자 다시 한씨 집으로 달아나던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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