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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브로커 횡포 “속수무책”/합동판매 부작용… 실수요자만 골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공급이 달리는 시멘트를 「배급」한다고 7개 시멘트회사들이 지난 4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시멘트 합동판매제가 오히려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시멘트메이커들은 실수요자들에게 시멘트가 돌아 가도록 하기위해 건축허가서를 가진 개인(또는 회사)이나 사업자등록증이 있는 건자재상에게 1주일에 1백부대만 공급하고 있으나 브로커들이 끼어들어 상당량의 시멘트를 독점하고 있어 실수요자들이 골탕을 먹고 있다.
○…브로커들은 사실상 건축이 끝난 공사장등에서 구한 건축허가서로시멘트를 타내 시중에 유통시켜 큰 이득을 보거나 건축주 또는 건자재상으로부터 「수고료」를 받고 시멘트 배급을 대행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대리점 공급가격이 40㎏부대당 2천1백원인데 이것을 건자재상이나 공사장에 팔 경우 현재 시장시세인 5천원안팎을 받을 수 있어 하루에 1백부대만 배정받으면 20만∼30만원을 남길 수 있으며,대행해주는 경우 일당을 10여만원씩 챙긴다는 것.
○…이에 따라 쌍용ㆍ동양ㆍ성신ㆍ현대ㆍ한일ㆍ아세아ㆍ한라 등 7개 시멘트메이커들이 회사별로 1∼2개씩 지정한 합동판매장에는 시멘트를 배정하는 요일에 난장판이 벌어지고 있다.
쌍용양회의 경우 월ㆍ수ㆍ금,동양시멘트는 수ㆍ금요일에 시멘트를 배정하고 있으나 폭력을 동반한 이들 브로커들이 자리를 독점,때로는 자릿세를 뜯는가 하면 새벽부터 서 있는 실수요자의 줄을 허물어 버리고 자신들이 새로 만든 줄대로 순번을 매기는 바람에 실제로 시멘트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헛걸음을 하기 일쑤다.
○…브로커들의 폭력과 협박앞에 합동판매장직원이나 양회협회직원들은 물론 인근 파출소 경찰관들도 속수무책인 상태.
다가구주택을 짓기 위해 시멘트를 타러 나온 김모씨는 『합동판매 전에는 웃돈을 주고라도 시멘트를 살 수 있었으나 지금은 아예 시멘트를 만져 볼 수 없는 형편』이라고 불평했다.
한편 각 시멘트회사들은 『판매당일 1∼2명의 협회 및 본사직원이 나가 감독을 하고 있으나 전날부터 몰려든 인파통제나 브로커들의 횡포를 막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심상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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