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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뉴욕서「남북 영화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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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오는 10월 미 뉴욕에서 남북한영화들이 분단 후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상영되는「남북영 화제」(가칭) 가 열릴 예정이다.
미 동부 한국예술인협회(회장 주동진)는 13일『올해 초부터 추진해오던 남북영화제에 대해 남북한 양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냄에 따라 이 영화제를 오는 10월10일부터 13일까지 뉴욕 퀸스대학 골든 센터에서 열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 협회에 따르면 올초 남북영화제 개최를 기획, 뉴욕주재 한국총영사관을 통해 참가가능 통보를 받은 다음, 역시 교민단체인 조국평화협의회(회장 심재호)의 중개로 북한의 참가약속을 얻어내 영화제를 성사시키게 됐다는 것이다.
이번 남북영화제는 남북한 양쪽의 영화 중에 극영화 4편, 기록영화 1편씩을 상영하고 그중 남북한 각 1편을 우수작품으로 선정, 통일상·평화상을 수여하는 한편, 가능하면 이 작품을 서울·평양에서 상영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영화제 심사는 영화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남북한에서 각각 4명을 위촉하고 영화제 말미에는 이들이 참석하는 세미나를 열어「남북한 영화를 통해 본 남북언어의 이질감」「남북영화인 교류」문제 등을 토의하는 계획도 있다.
또 뉴욕에서의 영화제가 끝난 뒤 출품작을 시카고(10월19∼21일) 로스앤젤레스(11월2∼4일) 샌프란시스코(11월16∼18일) 등지에서 상영할 일정도 짜여져 있다.
이 행사의 주최측인 미 동부한국예술인협회는 이미 북한측으로부터 극영화 1편, 기록영화6편 외 비디오테이프와『꽃 파는 처녀』『도라지 꽃』『피바다』『우리들의 이야기』등 4편의 극영화 및 기록영화『금강산·묘향산』의 35㎜필름을 출품작품으로 받아 놓았다고 밝혔다. 남한영화는 아직 구체적인 작품선정이 되어있지 않다.
이번 영화제의 재무담당으로 지난달 말 내한한 윤세희씨는『뉴욕총영사관 문화예술원에서 이달초 영화진흥공사로 영화제 개최에 따른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히고 10일부터 문화부·영화진흥공사·영화제작업협동조합·영화인협회·영화평론가협회에 영화제에 한 협조공문을 접수시켰다고 말했다.
윤씨는 아울러 북한측과의 교섭을 맡은 조국평화협의회의 심재호씨가 영화제 문제를 의논키 위해 현재 북한에 체류 중이라고 전했다.
국내영화관계자들은 이번 교민들의 남북영화제개최 취지가 교민을 상대로 분단현실의 남북이질감을 나름대로 씻어내고 통일기운을 조성해보자는 민간행사인 만큼 싫을 이유는 없으나 다만 북한영화가 선전선동에 기초한 목적영화인 만큼 그 점에 대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이헌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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