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강도에 폭행당한 40대 병원 돌아다니다 숨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노상강도에게 폭행당해 중상을 입은 40대 남자가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입원실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수술받지 못한채 9시간동안 세군데 병원을 옮겨다니다 숨져 보사부가 진상조사에 나섰다.
12일 0시40분쯤 서울 구로4동 764 앞길에서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신철용씨(44ㆍ노점상ㆍ서울 구로4동 764의143)가 20대 강도 4명에게 현금 1만원이든 지갑을 빼앗긴뒤 주먹과 발로 가슴ㆍ얼굴 등을 마구 폭행당했다.
신씨는 범인들이 달아나자 피투성이가 된채 10m쯤 떨어진 집으로 들어가 오전1시15분쯤 가족들에 의해 119 구급대에 실려 부근 고려대 구로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부인 이상문씨(36)에 따르면 병원으로 옮겨진 신씨는 응급조치를 받고 ⅹ레이 촬영을 마친뒤 비장검사를 받느라 2시간이 더 지체되다가 병원측이 『입원실이 없어 수술할수 없으니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겠다』며 오전 4시35분쯤 서울 대림동 한독병원으로 옮겨졌다.
신씨는 이 병원에서 수혈 등 응급조치를 받으며 4시간30분을 보낸뒤 『여기서 수술할수도 있으나 큰 병원으로 옮기는게 좋겠다』는 병원측의 권유에 따라 오전9시쯤 서울 당산동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져 오전9시42분쯤 수술하기위해 개복한 결과 『장기와 콩팥이 심하게 파열된데다 때를 놓쳐 가망이 없다』는 담당의사의 판단에 따라 결국 수술받지 못한채 오후3시40분쯤 숨졌다.
이에대해 고려대 구로병원측은 『응급처치를 하고 진찰한 결과 비장파열로 드러나 입원ㆍ수술을 해야하나 병실이 없어 다른 병원에 연락,한독병원으로 후송했다』고 말했고 한독병원측은 『환자의 상태가 위중해 직접 수술하기에 벅차다고 판단,한강성심병원으로 옮기도록 했다』며 진료거부 사실을 부인했다.
한편 보사부는 고려대 구로병원ㆍ한독병원의 진료거부 여부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