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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서 공격 받은 美국방부 부장관…호텔 3~11층 로켓포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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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이 미 국방부 내 2인자인 폴 울포위츠 부장관까지 겨냥했다. 울포위츠 부장관은 지난 5월 이라크전 종전 이후는 물론 2001년 9.11 테러 이후 테러 공격의 목표가 된 최고위급 미국 인사다. 미국과 전 세계 언론들은 이라크전을 전면에서 주도했던 울포위츠 부장관 일행의 피습을 급보로 전했다.

울포위츠 부장관은 이날 14층짜리 알라시드 호텔의 12층에 고위 측근들과 머물고 있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그는 조찬 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정장을 입고 있었다. 로켓이 호텔을 강타하자 부장관 일행은 경호원들의 안내로 연기가 가득 찬 계단을 걸어 내려와 호텔 옆문을 통해 빠져나갔다.

뉴욕 타임스는 이 호텔의 3층부터 (울포위츠 일행이 있던 층보다 한 층 아래인) 11층까지 군데군데 로켓 공격을 받아 유리창과 외벽이 크게 부서졌다고 보도했다. 미군 고위 관계자는 "미군 한명이 사망하고 민간인을 포함, 15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피습 직후 수색에 나선 미군은 호텔 인근의 주차장에서 트레일러 안에 있는 로켓 발사기를 발견했다. 미군 고위 관계자는 "발사기의 로켓 29발은 이미 발사됐고, 11발은 발사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었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반면 로이터통신은 발사된 로켓은 20발이라고 알렸다. AFP.로이터통신은 트레일러는 발전기처럼 보이도록 외양을 위장했으며, 내부의 로켓 발사기는 작동 후 3~5분 내에 발사되도록 하는 시한장치가 장착돼 있었다고 전했다.

공격 당시 호텔 로비에는 울포위츠 일행 일부와 언론인.미국 기업인 등 2백여명이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켓 발사 직후 괴한들과 호텔 주변의 이라크 경찰 간에 총격전이 발생, 괴한 두 명이 부상했으나 이들의 체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울포위츠 부장관은 피습 수시간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요한 점은 우리 편에 선 이라크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라크의 안정을 해치는 테러리스트 추적에 계속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이번 공격이 고위 인사 보호를 위해 미군이 삼엄한 중무장 경비를 펼치고 있던 호텔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라크 치안 불안을 놓고 미국 내에서 다시 심각한 논란이 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 타임스는 지난 24일 울포위츠 부장관의 바그다드 도착 네시간 전 울포위츠 일행 차량의 시내 통과 도로에서 저항세력이 매설한 폭탄이 발견돼 부장관의 시내 통과로가 다급하게 변경됐다고 전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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