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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독 우승컵 "키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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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로마=외신종합】전세계 축구 팬들을 열광시켰던「꿈의 구연」월드컵 축구 우승의 영광은 통일독일의 꿈에 부풀어있는 서독에 돌아갔다.
명장 프란츠 베켄바워 감독이 이끄는 서독은 9일 새벽(한국시간) 로마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폐막된 제14회 월드컵축구대회 결승에서 경기종료6분을 남기고 푈러가 이끌어낸 페널티킥을 브레메가 성공시켜 지난 대회 챔피언인 아르헨티나를 1-0으로 제압, 대망의 FIFA컵을 거머쥐었다.
서독의 우승으로 개최대륙국가우승의 월드컵 전통은 계승되었으며 서독은 86년 멕시코대회 결승에서의 패배를 설욕하고 16년만에 세계축구정상에 복귀하는 감격을 누렸다.
이로써 서독은 브라질·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로 월드컵 3회 우승국이 됐다. 특히 서독의 이날 우승은 통일독일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이룬 쾌거라는 점에서 더욱 값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마라도나가 선봉장으로 나서 대회 2연속 우승을 벌렸던 아르헨티나는 이날 카니자를 비롯, 주전 4명이 출전하지 못한데다 막판, 거친 수비를 펴다 2명이 퇴장 당하는 불운이 겹쳐 연속우승의 꿈이 무산됐다. 콜 서독수상·메넴 아르헨티나대통령·아벨란제 FIFA회장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펼쳐진 이날 경기는 초반부터 서독의 공격, 아르헨티나의 수비로 일관됐다.
서독은 클린스만과 푈러를 최전방에 세워놓고 양 측면 돌파에 이은 센터링작전을 구사한 반면 아르헨티나는 마라도나와 데소티를 전방에 포진시키고 나머지 선수들은 전원이 수비에 가담하는 밀집수비로 맞섰다.
후반 들어 서독은 양 풀백까지 공격에 가세, 파상 공세를 폈으나 좀처럼 득점치 못했고 아르헨티나는 지난 대회에서 결승골을 넣은 노장 부루차가와 루제리를 칼데론과 몬손으로 교체해가면서 수비를 강화, 위기를 잘 넘겼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교체멤버로 투입된 장신수비수 몬손이 클린스만에게 강한 태클을 시도하던 서독 푈러를 센시니가 깊은 태클로 저지한 것이 반칙이 돼 통한의 페널티킥을 허용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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