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순천 촌놈' 미국인 존 린튼, 시민의 상 수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존 린튼(左 47. 한국명 인요한), 노관규 순천시장(右).


키 189㎝에 노랑 머리와 푸른 눈을 가진 미국 국적의 존 린튼(47.한국명 인요한)이 15일 전남 순천시민의 날을 맞아 팔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시민의 상을 수상했다.

연세대 의대 교수며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소장인 린튼은 한국서 4대째 선교활동을 하며, 사회복지 부문에서 기여한 공로로 이번 상을 탔다.

그는 1984년 아버지가 교통사고 후 응급 구조 실패로 숨진 것을 마음 아파하다가 93년 한국형 앰불런스를 제작해 순천소방서에 기증하고 소방관들에게 응급구조 교육을 실시했다. 이는 전국 소방서에 119 응급구조체계를 구축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그의 가족들은 또 순천시 매곡동에 결핵 진료소와 재활원을 세우고 환자들을 무료로 돌보는 등 결핵퇴치 운동에 앞장섰다. 또 북한을 17차례나 방문하고 400억원 이상을 모금해 북한 결핵환자 퇴치 등을 지원했다.이런 공로로 올해 국민훈장 모란장도 받기도 했다.

그는 "부모님께서 결핵 환자 치료에 헌신하신 것에 대한 상을 가족 대표로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그의 집안은 111년 간 한국과 인연을 맺어왔다. 1895년부터 호남지역에서 기독교를 선교한 유진 벨(한국명 배유지)이 그의 친할머니의 아버지다. 20대 초반부터 한국서 의료 및 선교활동을 펼쳤던 윌리엄 린튼(인돈)이 할아버지이고, 전남에 600개가 넘는 교회를 세운 휴 린튼(인휴)이 아버지다.

59년 전주에서 태어난 그는 순천에서 자랐고, 스스로를 "전라도 순천 촌놈 인요한입니다"라고 소개하곤 한다 .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도 쓰는 등 한국어를 여느 한국인 못지 않게 잘 한다.

"내 피 속에 한국인의 기질이 흐르고,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는 그는 6월 에세이집'내 고향은 전라도 내 영혼은 한국인'이라는 책을 냈다.

순천=이해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