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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북핵제재결의] 사실로 드러나는 북 핵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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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 "핵물질 1%만 분열했다"=한국과학기술원(KAIST) 장순흥 교수는 15일 "플루토늄 5㎏이 모두 핵분열하면 계산상 100kt 수준의 에너지가 나오게 된다"며 "핵실험에서 나온 폭발력 0.8kt를 역산(逆算)하면 핵탄두 안에 있던 플루토늄 5㎏ 가운데 40g 정도만 핵분열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핵물질이 제대로 분열하지 못해 핵실험 성공의 일반적 요구 수준인 10~20kt의 폭발력에 미달했다는 것이다. 미국이 1945년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한 핵폭탄 '팻맨'도 핵탄두에 내장된 플루토늄 가운데 20%만 핵분열했다. 따라서 북한이 실험한 핵탄두는 불완전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관계자는 "어느 나라든 처음 핵실험을 할 때에는 10~20kt의 표준 핵탄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북한도 플루토늄 5~6㎏이 든 표준 핵탄두를 실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처음부터 첨단 핵기술을 요하는 1kt 이하의 핵탄두를 실험했을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다.

◆ "6개월 내 추가 핵실험 가능성"=북한이 이번 핵실험을 보완하려면 반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하지만 추가 핵실험 가능성은 반반이다. 값비싼 플루토늄을 5㎏ 이상 더 소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보유한 플루토늄을 40㎏ 정도로 추산하면 8분의 1을 실험에 쓰는 셈이다. 그럴 경우 실제로 핵무기 생산에 쓸 수 있는 플루토늄의 양이 크게 줄어든다. 북한은 내년 상반기까지 핵무기를 만들어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도 사상 최초의 핵무기 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핵물질의 소비량을 줄이기 위해 실험 횟수를 최소화했던 경험이 있다.

◆ 핵실험 진위 80% 확증=북한의 핵실험 진위를 판결하는 ▶지진파 ▶방사능 검출 ▶공기 압력 변화 ▶지표면 온도 상승 등 네 가지 가운데 핵심 항목인 지진파 탐지와 방사능 검출이 지금까지 확인됐다. 그래서 핵실험이 사실일 가능성은 80%에 이른다고 평가된다. 장순흥 교수는 "핵폭발로 발생한 방사능 물질의 극히 일부(1g 이하)가 대기권에 누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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