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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력 대 역습의"한판 승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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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김정남 유공감독=서독 쪽에 후한 점수를 주고싶다.「개최대륙국가의 우승」이라는 월드컵 축구의 전통은 올 대회 역시 예외일순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경기내용으로 보더라도 서독이 아르헨티나보다는 앞서있음이 명백하다.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움직이는 조직력, 특히 마테우스를 축으로 한 미드필더운용은 가위 압권이다. 비록 아르헨티나 수비벽이 철옹성이긴 하나 충분히 궤멸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클린스만과 투톱 콤비인 푈러가 5일 대 잉글랜드 전에서 승전출전이 불투명한 게 서독으로서는 큰 부담인 셈이다.
그러나 중앙돌파 뿐 아니라 브레메의 오버래핑을 활용하는 등 공격패턴이 다양해「마라도나의 1인 극」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아르헨티나보다는 훨씬 유리하다. 또 수비에선 맨투맨 또는 존디펜스 등 상대에 따라 압박수비를 펼침으로써 아르헨티나의 기습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것이다.
더욱이 최근 동·서독통일에 따른 축제무드에 편승, 선수단의 사기 또한 크게 고양돼 있어 서독 쪽이 훨씬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병주 서울신탁은 감독=게임을 거듭할수록 상승세를 타고있는 아르헨티나가 승산이 높다.
끈질긴 경기운영, 빌라르도 감독의 용병술은 높이 살만하며 특히 마라도나의 재기 넘친 플레이는 아르헨티나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청량제로 작용하고 있다. 90분 풀타임동안 한두 차례 잡아내는 찬스메이커로서 마라도나의 영향력은 엄청나며 대 서독전 또한 예외는 아닐 것이다.
브라질과의 16강 전은 마라도나의 천재성을 보여준 한판에 다름 아니었다. 시종수세였음에도 불구, 승리를 낙아 챌 수 있었던 것도 마라도나의 탁월한 필드운영에 힘입은 것이었다.
전체적인 조직력은 서독에 못 미치나 선수전원의 고른 기량과 개인기만큼은 아르헨티나가 한 수위에 있어 줄곧 밀리더라도 한번 잡은 찬스를 득점에 연결시킨다면 분명히 아르헨티나가 유리한 고지에 있는 셈이다.
부상선수가 없고 경기운 마저 따르는 것도 아르헨티나의 승산을 높게 점치는 요인 중 하나다. 그러나 공격선봉인 카니자가 경고 두 번을 받아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하게돼 큰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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