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없는 마을
조재영 글·그림, 열림원, 164쪽, 7800원
충청도 산골짜기의, 교회도 없는 복탄리란 마을에 살던 어린 시절을 그린 이 글은 독서가 아니라 완상의 대상이다. 대보름 쥐불놀이, 천렵 가서 주전자에 끓이던 매운탕, 행여 중학교 입학금이 사라질까 누렁이 소를 애지중지 돌보던 친구, 처음 자전거를 얻어 타고 씽씽 달려본 미루나무 길…. '꽃비처럼 쏟아지는 봄 이야기' 등 사계절따라 고향 이야기를 엮은 46편의 글 하나 하나가 어른들에겐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청소년들에겐 재미와 감동을 전한다. 여기에 수묵화 기법으로 표현된 동심의 세계는 푸근하면서도 아련한 공감을 더해준다.
각박하고 남루한 세상사에 지친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 '어른들까지 위한 그림책'이다.
김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