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환갑 맞는 서울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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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울대가 개교 60주년을 맞아 새로 만든 엠블럼. 학교를 상징하는 새인 학의 날개와 횃불을 형상화했다.

1946년 개교한 서울대가 15일 환갑을 맞는다. 그동안 서울대는 20만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정치.경제.문화 등 우리 사회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오늘도 각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행정부 소속 고위 공무원단 1303명 중 25.1%가 서울대 출신이다. 윤종용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구본준 LG필립스LCD 대표이사 부회장 등 재계에도 서울대 출신이 다수 포진해 있다. 세계 최초 복제견 스너피를 만들고, 수소연료 저장물질의 구조를 설계해 수소차 발명의 토대를 만드는 등 연구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1980년대엔 물고문으로 숨진 박종철씨를 비롯, 수많은 학생이 민주화 운동에도 앞장섰다.

그러나 서울대는 학벌.엘리트 주의 확산과 사교육 열풍 조장의 주범으로 지목돼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10일 서울대 입시정책 세미나에선 "학생들의 입시 부담을 가중시키는 '죽음의 트라이 앵글'을 만들고 있다"며 논술비중 강화 방침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내 명성에 비해 국제화 분야에선 뒤떨어져 있다. 올해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200대 대학' 순위에선 6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매년 우수한 인재가 몰리고 정부의 집중 지원을 받는 국내 대표 대학치고는 국제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국제화를 표방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올해 외국인 유학생은 51개국에서 온 1148명에 불과하다.

◆ 이장무 총장의 구상은=이 총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국제캠퍼스를 조성하고, 해외 대학과의 교류를 현재 355곳에서 500곳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며 국제화를 자신의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세계 유수 대학 및 국내 대학과 공동 원격강의, 공동 학위제를 확대할 방침"이라며 "외국인 학생의 수강 과목은 가급적 영어로 강의하게 하고 중요 과목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기여입학제에 대한 소신도 피력했다.

이 총장은 "기여입학제든 어떤 것이든 공교육을 크게 훼손하지 않고 사회정의에 반하지 않는다면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 의식이 자유로워지면 기여입학제로 갈 수도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지역균형선발제를 통한 입학생은 2008년 1000명까지 늘리겠다고 했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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