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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연방제 와해위기/퀘벡주 “준독립” 선언… 멀로니 실각우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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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오타와ㆍ몬트리올 로이터ㆍAFPㆍAP=연합】 캐나다의 유일한 불어사용권인 퀘벡주에 특별지위를 부여한 미치 레이크 협정이 24일 일부 주의 비준거부로 사문화됨으로써 두 언어권의 통일을 지향해온 멀로니 총리는 정치적 파국을 맞게 됐다.
퀘벡주는 연방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독자적인 통신 및 이민정책을 추구하겠다는 「준독립」방침을 선언,캐나다의 연방제가 와해될 지 모른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멀로니 총리는 이날 TV연설을 통해 『이날은 캐나다 역사상 가장 슬픈 날』이라고 말하고 자신은 퀘벡주 지위에 관한 헌법개정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음에도 불구,총리직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부라사 퀘벡주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다른 10개주와 헌법에 관한 회담을 갖지 않을 것이며 연방정부만을 상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부라사총리는 그러나 『퀘벡주의 힘은 경제력으로부터 비롯되므로 모든 결정에는 경제적 측면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것』이라고 말하고 갑작스러운 변화는 없을 것이며 투자가들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어주민 특별대우 협정이 불씨/2개주서 협상거부 헌정 기우뚱(해설)
주민의 80%이상이 프랑스계로 캐나다 유일의 불어권인 퀘벡주에 「특별한 지위」를 부여하려던 멀로니총리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감으로써 캐나다연방은 와해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퀘벡주는 지난 82년 4월 캐나다가 영국과의 법적 관계를 청산,제정된 캐나다 최초의 독자적인 신헌법에 프랑스계 주민들의 언어와 문화를 보호할 수 있는 특별한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헌법서명을 거부했었다.
이후 멀로니 총리는 기존 연방체제유지를 위해 퀘벡주에 독자적인 언어ㆍ문화육성권을 부여하자는 내용의 미치 레이크협정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만료시한인 24일 뉴펀들랜드와 매니토바 2개주가 이를 끝내 거부,헌정존립의 중대한 기로에 선 것이다.
더욱이 캐나다가 헌법상의 개혁을 다시 추진하기 까지에는 각 주에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야 하는 형편이며 사실상 더이상의 협상테이블은 당분간은 마련되지 않을 전망이다.
상황이 끝난 24일 부라사 퀘벡주 총리 역시 일부주들의 반대를 의식,『나에게 더이상 협상테이블로 나가라는 요구를 하지 말라』는 결연한 「선언」을 해 협상이 설사 재시도되더라도 이번에는 퀘벡주가 이에 응하지 않을 분위기다.<이춘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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