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시위 폭력진압/친정부 광원동원 시민에 무차별 구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내무장관 전격해임
【부쿠레슈티 AP=연합】 반정부시위대에 대한 군경의 발포로 걷잡을 수 없는 유혈상황으로 빠져들었던 루마니아 사태는 14일 일리에스쿠정권을 지지하는 약 10만명의 광원들이 수도 부쿠레슈티로 진입,폭력을 휘두르며 치안장악에 나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들 광원들은 검문장면을 취재하던 외신기자들도 붙잡아 카메라와 신분증을 빼앗고 뭇매를 가했으며 야당지도자 자택 및 야당 당사에도 난입,무분별한 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들 광원들은 『구국의 신념에서 자발적으로 치안유지에 나선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으나 일리에스쿠대통령이 긴급방송연설을 통해 『파시스트 세력의 정권전복 기도를 봉쇄하자』고 호소한 직후 이들이 부쿠레슈티에 나타났으며 군트럭이 이들에게 빵과 우유를 지급하는 모습이 목격된 점등으로 미뤄 당국이 동원한 것이 분명하다고 관측통들은 분석했다.
루마니아정부는 이날 미하이 치타치장군을 내무장관직에서 해임시켰다고 발표했는데 해임의 공식이유는 발표되지 않았으나 최소 5명이 사망하고 3백50명이 부상한 지난 13일의 발포사건에 대한 문책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말린 피츠워터 미백악관대변인은 이번 루마니아사태에 대한 성명을 발표,『정부가 빈틈없이 계획한 폭력』이라고 강경비난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