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코스닥이 더 예민한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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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다는 소식으로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직원들이 심각한 모습으로 주가를 확인하고 있다.(서울=뉴시스)

북한의 핵실험 위력은 대단했다. 9일 오전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다는 루머로 시작된 하락세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폭락으로 이어졌다.

◇코스닥이 더 예민한 이유= 특히 코스닥시장의 낙폭이 크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장중 한때 533.85를 기록하며 9% 이상 급락했다. 코스닥지수가 535선 이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9월 16일(종가 기준 536.60) 이후 1년여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코스닥시장은 한때 급변하는 선물가격으로 인해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사이드카는 코스닥 선물가격이 전날 종가 대비 6% 이상 등락해 1분 이상 지속될 때 발효된다.

이처럼 코스닥시장이 코스피시장에 비해 북핵 문제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은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크고, 매수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은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자에 비해 몸집이 작기 때문에 위험이 발생하며 피하고 보자는 심리가 발동한다"며 "지난 7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도 코스닥시장의 충격이 더 컸다"고 지적했다.

함성식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개인들이 북핵 리스크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며 "개인 비중이 큰 코스닥 시장의 경우, 리스크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개인은 이날 오후 1시 35분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233억 원어치 순매도하며 '팔자'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이 '사자'로 전환, 438억 원어치 순매수하는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김세중 팀장은 "개인들이 즉흥적인 대응으로 장세를 주도하고 있다"며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 등을 장기적인 안목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평했다.

◇투매 자제..우량주 저가 매수 기회=전문가들은 '정치적인 이슈로 하락한 주가는 반드시 반등한다'는 증시 속설이 이번에도 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따라 투매를 자제하고, 당분간 우량주 위주로 선별적인 접근을 하라고 조언했다. 김세중 팀장은 "경제 외적인 요소로 주가가 급락하면 반드시 회복하게 돼 있다"며 "다만, 지금 악재가 다 반영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르기 때문에 당분간 지켜보면서 미국의 대응을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핵실험에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한 것과 관련, 미국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익모멘텀이 살아나고 있는 만큼 우량주의 단기 급락은 단기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무분별한 투매를 자제하라"고 조언했다.

함성식 애널리스트도 "기존에 10월에 조정을 보이면서 570선까지 밀릴 것으로 전망했었지만 이번 사태로 장기 추세선인 550까지도 무너졌다"며 "단기적으로 저점을 확인한 후 우량주 위주로 투자에 나서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권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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