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연극제 결산|운영방식·지원부족등 문제점 드러내|참가작품 예년수준에 못미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지난달 21일부터 4일까지 춘천에서 열렸던 제8회 전국연극제는 지방연극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었다.
참가작품중 최우수상을 받은 인천극단 「미추홀」의 『아버지의 침묵』등 몇작품이 뛰어난 역량을 보인 반면 어떤 작품들은 평균수준을 밑돌아 참가작품수준이 예년에 비해 다소 뒤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참가한 지방연극인들의 열정이 어느때보다 뜨거웠음에도 불구하고 운영방식의 문제, 관의 지원부족, 지역적 특성등으로 전체분위기는 예년보다 침체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번 행사에서 나타난 지방연극발전의 가능성은 지방연극인들의 열성과 이에따른 지방연극의 외형적 성장, 전반적 작품수준 향상등으로 대표된다.
연극제가 시작된 80년대중반 이후 대도시뿐만아니라 중소도시에까지 극단이 창설되는등 연극인들이 늘어나 올해에는 67개 극단이 예선에 참가했다.
또 소수이긴 하지만 연기·연출등에서 전문연극인이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시·도립극단이 만들어지는등 여건개선으로 지방연극 애호가들도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지반확대로 지난 8년간 지방연극 수준도 급속히 발전해 이번에 처음으로 참가한 전남순천극단의 『어떤 사람도 사라지지 않는다』가 우수상을 받는등 중소도시의 작품도 호평을 받았다.
이번 연극제는 그러나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가강 큰 문제점은 연극에 대한 사회지도층·관의 이해결여와 이에따른 지원부족이다. 우선 예산면에서 문예진흥원의 3천만원, 주최측인 강원도의 4천만원을 합친 7천만원은 태부족이다.
이 정도는 행사홍보를 위한 현수막·팸플릿·기념품제작과 참가자 숙식제공에도 부족한 실정이라는 것이 행사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특히 작년까지만해도 주무부서인 문공부의 장관이 개막식에 참가했으나 올해 문화부 원년임에도 불구, 장관이 참석하지 않았고 문예진흥원장도 폐막식에만 참석, 관의 무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되었다.
공연장이 하나밖에 없어 새벽까지 무대를 설치하고 공연이 끝난 같은날 밤 늦게까지 다시 철거하는 어려움이나 같은 작가의 작품이 세편이나 동시에 참가하는등 사전조정이 없었던 것도 시정돼야할 문제로 지적됐다.
또 대전극단의 참가작『한방사람들』의 경우 워크숍공연을 했다는 이유로 희곡상 심사대상인 창작초연작으로 인정되지 않다가 뒤늦게 인정받아 희곡상을 받게된 해프닝도 심사기준등 운영방식이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비난을 샀다.
이같은 문제점해결을 위해서는 공연여건 개선을 위한 관의 적극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며, 연극제 운영방식도 경연형식에서 축제분위기를 돋울수 있는 페스티벌형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한결같은 요구다.
더불어 중앙의 유명극단이나 연출가·작가등이 지방연극에 대해 지도해줄수 있는 기회도 재정적으로 보장되어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오병상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