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美 타워레코드 '청산'…음악CD 사라지나

중앙일보

입력

1960년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서 탄생해 음반 유통의 상징으로 떠오른 기업 타워 레코드가 거대 할인점과 디지털 음원의 합공을 견뎌내지 못하고 끝내 청산된다고 인터넷 신문 OSEN이 외신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AP 통신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델라웨어 주 연방파산법원이 10월 7일(한국시간) 타워 레코드를 기업 청산 회사 그레이트 아메리칸 그룹에 매각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 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타워 레코드는 이 결정에 따라 미 전역의 소매점 문을 닫고 자산 청산에 들어갔다.

그레이트 아메리칸 그룹이 제시한 매입 금액은 1억 3430만 달러(약 1275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를 희망했던 또 다른 기업 트랜스 월드 엔터테인먼트가 현금 50만 달러와 일부 점포 계속 운영을 인수 조건으로 제시했지만 법원은 그레이트 아메리칸을 선택했다.

타워 레코드의 법률 대리인은 2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는 이 회사의 자산 가치가 1억 5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타워 레코드는 미국 20개 주에 89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 거대 음반 유통 회사이지만 부채가 2억 달러에 달해 경영 위기를 맞았다. 타워 레코드는 지난 8월 20일 델라웨어 주 윌밍턴 파산 재판소에 연방파산법 11조의 적용을 신청한 바 있다. 2004년에 이어 두 번째 파산 신청이었다.

타워 레코드의 쓸쓸한 퇴장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작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미국의 음악 산업이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것이 바탕이 됐다. 그 중에서도 CD 산업은 2000년을 정점으로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데 2005년의 매출은 2000년에 비해 25%나 급감했다.

CD를 구매하는 경로의 변화는 가뜩이나 위축된 타워 레코드의 경영에 큰 타격을 입혔다. 월마트나 타겟, 코스트코와 같은 대형 할인점에서 판매되는 CD 매출이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타워 레코드와 같은 전문 CD 숍은 1/4이 채 안 되는 시장을 놓고 생존 경쟁을 펼쳐야 했다.

여기에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쇼핑몰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세력을 굳힌 온라인 다운로드 시장은 타워 레코드의 마지막 숨통을 끊는 결정타로 작용했다. 온라인 시장의 성장은 오프라인 시장의 쇠락으로 직결됐다.

이 같은 현상은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음원의 판매와 소비가 온라인 시장을 중심으로 재편 돼 조만간 상업용 음악 CD가 아예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