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척장 안갖춘 김포공항/항공기 “목욕물”방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김포평야ㆍ주민식수원 병든다/기름ㆍ세제섞인 오수 하루 30t/규제대상 포함안돼 손도 못써
김포공항 항공기 목욕물에 공항주변 김포평야가 기름때에 찌들고 주민 식수원이 썩어간다.
5월현재 매월 국제선 3천7백편,국내선 5천1백편의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김포공항에는 항공기 전용 세척장이 없는데다 더구나 하수시설이나 폐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계류장에서 마구잡이 세척작업을 해 합성세제와 엔진ㆍ랜딩기어 등 각종 윤활유가 하루 30∼40t이나 되는 세척 오수에 섞여 그대로 방류되고 있다.
특히 항공기 세척에 사용되는 합성세제는 미젤멘사에서 수입한 항공기용 「GI400」 「브루린」이라는 특수세제로 국내에서는 이에대한 성분분석조차 돼있지않아 오염실태 진단 및 대책마련 등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항공기 세척시설은 현행 환경보전법상 환경오염방지시설 의무화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아 법적인 규제도 받지 않는 사각지대로 방치돼 있어 심각성이 더욱 크다.
현재 매월 7천여편의 국제ㆍ국내선에 항공기를 취항시키고 있는 대한항공ㆍ아시아나항공 등 두 항공사는 보유기 75대(경항공기 제외)를 1주에 평균 두번씩 세척하고 있으며 항공기 1대 세척에는 4t가량의 오수가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기상조건이 나쁜 노선에 투입된 국내외 항공기는 운항을 한번 한뒤 곧바로 세척작업을 실시,오수량이 더욱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대해 관할 서울 강서구청은 『현재 법적근거가 없어 항공기 전용세척장 설치를 의무화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더구나 이같은 법적 뒷받침이 없어 계류장 출입마저 마음대로 할 수 없어 오염실태조차 파악못하고 있는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환경공학과 김정욱교수도 『이같이 기름섞인 다량의 항공기 세척오수가 주변농토로 장기간 방류될 경우 미치는 악영향이 매우 크다』며 시급한 대책을 촉구했다.
한국공항관리공단측은 『공항건설설계때 이같은 항공기전용 세척장이나 오ㆍ폐수처리시설을 하지않아 현재로서는 대책이 없다』고 밝혔다.<권영민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