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 여성 노동자」 대상탄 신동노조위장 최을희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상을 받는다는 자체가 좋은 것아닙니까. 그러나 제 입장에서는 상을 받을 만큼 잘해서 받게 됐는지 소신이 서지 않아 솔직히 부담스럽습니다.』30일오후 노총 대강당에서 열린 90전국여성노동자대회에서 모범여성노동자대상을 받은 최을희씨(35·(주)신동노조위원장)는『노조일은 끝이 없는것』이란각오로 소감을 대신했다.
그는 일신그룹 계열의 보세상품을 제조하는 봉제업체인 신동에 78년 입사, 81년부터 3년임기의 노조위원강직을 네번이나 연임하고 있을정도로 3백20명 조합원들로부터 절대적 신임을 받고 있다. 그래서『현장에서 조합원들과 함께 호홉하는 행동파』라는 평을 받고 있다.
87년에는 단체교섭을 통해 약2백명이 입주할수 있는 대형현대식 기숙사를 어렵게 지었으나 조합원들간에 기숙사생활에서 마찰이 일어나자 생후 6개월난 갓난아기를 친정어머니에게 맡기고 기숙사로 뛰어들어 6개월여를 함께 생활하며 문제를 해결해냈다.
81년 당시 여성노동자 초임이 5만5천원이던 것을 현재20만원으로 끌어올렸으며, 82년이후 매년 14.7%의 임금인상을 성취해 저임금을 해소한 것과 하루 8시간 노동제를 확립한것은 그가 이룩해낸 대표적인성과. 특히 「결혼=퇴직」의 관행철폐에 앞장서 현재 3백명 여성초합원의 절반이 기혼여성일정도로 여성권익을 신장시켰고, 81년에는 여성조합원들을 농락한 중간관리자를 직강에서 축출시키기도 했다.
『회사가 적자났을 경우 노조를 통해 대책을 함께 논의하면 더좋은 결과를 얻을수 있으므로 노조를 키워 활성화시키는 것이 기업에도 도움이 됩니다.』그는 최근 산업현장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파업에 대해 『파업만이 능사가 아니고 중지를 모아 노사가 함께 해결해야한다』고 말한다.
『아직도 다른업종에 비하면 임금이 억수로 박한 편이지요. 복지시설도 그렇구요.』이렇게 부산사투리로 말하는 그는 76년부친 사망과 함께 처녀가장이돼 홀어머니와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해왔다.
특히 지난해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남펀(원종천·36·건설노동자)의 병구완으로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데도 『남의눈에 불쌍하게 보이는 것은 딱질색』이라고 강철같은 의지를보인다. <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