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칼러 "노동자다""아니다"론평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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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화이트칼러, 즉 사무직이나 전문기술직등 정신적노동을 하는 사람들의 사회적 성적규정에 대한 논의가 최근 사회과학계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화이트칼러는 직접적인육체노동을 하지않는 다는점에서 일반적인 의미의「노동자」와 다르다. 하지만 기업에 고용되어 정신노동이지만「일」을 한다는 점에서「노동자」로 분류될 수도 있다.
이같은 성격으로 인해 화이트칼러의 사회적 성격, 특히 「노동자인가, 아닌가」하는 논쟁은 학계의 끝없는 논쟁대상이 되어왔다.
최근 국내학계에서는 화이트칼러를「노동자」로 보는 주장과, 이에대한 반론으로「새로운 중간층」으로보는 주장에 덧붙여 육체노동자와는 다른「지식프롤레타리아트」(지식임노동자)라는 새로운 개념의 주장까지 가세해 활발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논쟁은 주로 학술전문잡지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서관모충북대교수와 김형기경북대교수가 각각 계간지 『경제와 사회』『참작과 비평』봄호에 중간제계층론과 노동자론을 주강하는 글을 실은데 이어 최근 출간된 계간『사상문예운동』여름호에 재독학자 황태연씨 (프랑크푸르트대 박사과정)가 새로운 개념인 「지식프롤레타리아트론」을 주장하는 글을 실었으며, 국내 소장학자인 이영희씨(연세대 박사과정)는 계간『창작과 비평』여름호에 황씨의 주장에 대한 비판의 글을 게재해 열띤지상논쟁을 벌이고있다.
이같이 최근들어 화이트칼러에 대한논의가활발해진것은 화이트칼러계층이 차지하는 사회적 중요성이 급격히 증대되었기 때문이다. 즉 양적인면에서 공장자동화와 첨단기술의 발전으로 육체노동자의 수가 감소하는 반면 정신노동자인 화이트칼러의 수가 크게 늘고있는 추세에 따라 이들의 사회적 비중도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87년 민주화운동때 화이트칼러계층이 대거 참여한 이후 사회변혁 세력으로서 화이트칼러계층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최근의 전교조와 사무직노동조합운동과 관련된 진보적 학계의 이론적 분석노력도 화이트칼러논쟁에 불을 붙이고있다.
대표적 주장들을 간추려 소개한다.
◇중간제계충론-우리 나라 계급분석연구의 대표척 연구자인 서관모교수의 입장. 서교수는 화이트칼러계층을 기업체 임원, 중간관리자 (과장·부장), 하층 화이트칼러(단순사무·판매직사원)로 3등분해 분석한다.
즉 기업체 임원급의 상층 화이트칼러와 중간관리자는 새로운 「중간계층」으로 각각 분류하며, 고졸이하 단순사무·판매직과 대졸평사원은 육체노동자와 다르지만 「노동자계급」으로 분류한다. 결국 서교수는 화이트칼러를 중간계층과 노동자계급으로 분리해 보고 있다.
◇노동자졔급론일서교수의 중간제계층론에 대한 반론으로 화이트칼러계층을 모두 「노동자」로 보는 입장이다. 장명국석탑노동연구소장이 대표적 논군.
장씨는 서교수의 주장이 서구사회학의 계층이론에 따른 것이라고 비판하고, 기업에 고용돼 일하고 급여를 받는다는 점에서 화이트칼러도 엄연히 노동자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형기경북대교수도 화이트칼러를「노동자계급」에 포함시킬 것을 주장한다. 김교수는 「생산수단에 대한 관계」를 기준으로 볼 때 피고용자인 화이트칼러를 노동자계급에 포함시키지만 육체노동자와 구분해 「노동자 상층」 으로 부를 것을 주장하고 있다.
◇지식프롤레타리아트논=가장 최근에 대두되고있는 주장으로 재독학자인 황태연씨와 국내소강학자인 박형준씨가 대표적으로 논쟁에 참여하고있다. 박씨는 「지식임노동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있지만 황씨의 「지식프롤레타리아트」와 유사한 것으로 볼수 있다.
이들의 주장은 최근의 사회주의국가내 이론을 수용한 것으로 「지식프롤레타리아트」란 곧 단순사무·판매직과 관료층을 제외한 화이트칼러를 의미한다.
황씨는 컴퓨터를 이용한 산업합리화와 정보혁명등으로 지식프롤레타리아트가 숫적으로 육체노동자보다 많아지게 될것이며 이들 지식프롤레타리아트가 미래사회를 이끌어가는 가강 중요한 계급이 될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오병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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