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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품을 애용하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며칠전 일이다. 이웃집에서 요리강습이 있으니 와 보라는 전갈이 왔다. 요리에 자신이 없는 나로선 요리도 배우고 좋은 물건도 구경하라는 말에 솔깃해 가보았다.
몇몇 안면 있는 분들이 이미 와 계셨고 외판원 아주머니가 냄비의 장점을 나열하면서 요리를 해대고 있었는데 다섯 개에 몇십만원 하는 외제인데도 싸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더욱 놀란 것은 국산품과 가격이 같은데 뭣 때문에 국산품을 쓰느냐는 외판원아주머니의 말이었다. 순간 매우 불쾌했다. 분명 저 외판원도 대한민국 국민일진대 냄비하나 더 팔려고 그런 말을 아무 거리낌없이 내뱉는구나….
평소 국산품 사용을 주장해 온 나로선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언행으로 보였다. 외제를 좋아하는 사람은 흔히 말하길 외제가 수명도 길고 확실히 물건이 좋은 반면 국산품은 쉽게 고장이 나며 모양도 조잡하다고 한다. 물론 우리 제품 중에 어느 품목은 볼품 없고 신경써서 만든 것 같지 않은 것도 있다. 하지만 훌륭하고 좋은 물건도 얼마든지 있다.
그 옛날 우리가 아직 공업화·산업화되지 않았던 시절의 생각만 하고 그들은 그렇게 쉽게 말하는 것 같다. 요즈음 전자제품·주방기구·문방구·의류 등이 싫증나서 못쓰지 망가져서 못쓰는 것은 드물다고 본다. 또 국산품을 쓰면 그만큼 우리의 기술과 경제가 발전하지 않겠는가.
그런 만큼 민간 여성단체·소비자단체가 국산품애용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였으면 좋겠다.
그래서 외제를 선호하는 졸부들의 의식구조가 개선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여성들은 어머니로서, 교사로서 자녀들에게 모범을 보여야하리라. 우리 자녀들은 미래의 경제를 담당할 어엿한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또한 상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은 인재양성과 아울러 시설과 기술 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해 경쟁력 있는 물건을 소비자에게 내 놓길 기대해본다. 국산품을 더욱 발전시켜 수출시장에서도 세계적인 상품으로 손색이 없어야 되지 않겠는가. 정연희 〈서울 강동구 고덕동 주공아파트710의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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