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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원옹주 황제 추대에 찬반 팽팽

중앙일보

입력

대한제국 황족회가 이해원 옹주를 30대 황제로 추대했다는 보도 이후 인터넷 포털 사이트 토론방에서는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승계식도 인정할 수 없을 뿐더러 황정으로 돌아가는 것도 시대착오적이라는 반대 의견과 일제 치하 몰락한 황족인 만큼 전통적으로 되살릴 필요가 있다는 찬성파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반대파가 내세우는 '불가'의 주된 이유는 시대착오적이라는 것.

아이디 '국궁사랑'은 "친일파의 후손들도 재판을 통하여 엄청난 땅과 재산을 되찾고 있는데 유독 황실의 후손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나쁘게 매도를 하는것은 옳지않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국가에 무슨 금전적인 지원을 바라는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정체성을 되찾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디 'happyllife1234'는 "우리는 이미 대통령제 국가를 한지 오래이고 그 정치제도는 안정화됐다"며 "황제라는 이름이 없어진지 오랜 우리나라에서 그런 중요한 일을 시행하고 황제라고 자칭하려면 적어도 국민들을 향해 공식적인 의사를 물어야 한다"고 황제 추대는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아이디가 '만우절'인 한 네티즌도 "황제가 됐다고 하지만 실제 그동안 한 의무는 무엇이 있냐"고 비판하며 "품위 유지비 등은 세금에서 나갈 텐데 이는 황족임을 내세워 권리만 강요하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황실의 부활을 주장하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pyj0202'라는 아이디를 가진 한 네티즌은 "신성시할 수 있는 정신적지주가 우리나라에도 있었으면 좋겠다"며 "그에 대한 가장 좋은 대안이 황실 복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런 갑론을박 속에서 정작 고종황제의 손녀이자 의친왕의 딸로서 첫 여성 황위 계승자가 된 그녀의 삶은 초라하기만 하다. 경기도 하남시의 10만원짜리 월세방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옹주는 대관식에서 "뿔뿔이 흩어진 황실 가족을 모을 수만 있어도 좋겠다"는 소망을 밝힌 바 있다.

대한제국 황족회는 지난달 29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대한제국(조선) 황위 승계식을 열어 의친왕의 둘째 딸 이해원(李海瑗.88) 옹주를 제 30대 황위 계승자(女皇)로 추대하고 대관식을 거행했으며, 일제 침략으로 몰락한 대한제국 황실의 부활과 복원을 선언했었다.

이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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