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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항공기·광고사 국내시장 진출 "분주"|관련업계 최근동향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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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국내시장 개방속도가 빨라지면서 외국 항공기회사들 뿐만 아니라 광고회사들도 본격적인 한국진출을 위해 시장점검에 나서고 있으며 선진기술 및 노하우를 받아들이기 위해 국내기업들도 외국합작선을 찾기에 분주하다. 항공기·광고업계의 최근동향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항공기] 지금까지 미국계 항공기회사들이 독식하다시피 한 국내항공기 시장에 최근 유럽계 항공기회사들의 진출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독의 도이치 아에로 스페이스사, 영국의 브리티시 에어로 스페이스사, 프랑스의 아에로 스파시알사 등은 국내 항공기시장의 잠재적인 성장가능성에 눈독을 들여 한국지사의 강화, 제품마킷 세일즈의 강화, 국내에서의 홍보활동 강화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미국의 보잉사, 맥도널 더글러스사 등이 장악하고 있는 민수용 상업항공기 시장은 물론이고 장기적으로는 록히드, 맥도널 더글러스, 제너럴 다이내믹스사 등이 철옹성을 쌓고있는 군수용 항공기시장까지 공략할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들이 최근 한국시장 진출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는 한국의 경제가 조만간 첨단기술 분야로 이행되지 않을 수 없다는 점과 주한미군의 감군 작업으로 한국의 공군방위력의 증강이 필연적일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국이 첨단기술을 보다 더 빨리 이전 받고 항공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려면 완제품판매에 주력하고 기술이전에는 인색한 미국계회사들보다는 공동기술개발과 관련기술이전을 과감히 시행하는 유럽계 회사들과 손을 잡는 것이 유리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전문가들은 2차대전후 승전국인 미국은 패전국인 독일·일본 등이 전투기 등을 완제품으로 제작하고 해외에 판매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많은 제약요소를 두어왔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러한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특히 유럽계 회사들은 독일과 합작으로 연합전선을 구축하거나 관련국에 공동개발을 제의, 고유모델 개발에 필요한 기술이전 쪽에 치중해왔다는 것이다.
최근 현대정공이 들여와 조립생산하기 시작한 BK117 헬리콥터도 독일의 MBB사가 일본 가와자키사에 기술이전 등을 통해 50대50의 비율로 개발한 것이며 인도의 ALH헬기·LCA경전투 비행기, 중국의 MPC75 여객기 등도 모두 MBB사의 기술이전으로 개발중이거나 개발에 성공한 것들이다.
유럽계회사들은 이러한 예를 강조, 기술이전비율 등을 무기로 한국시장 공략을 강화하고있다.
MBB사의 경우는 육군의 스카우트 헬기사업에 자사의 BO105기를 대상기종으로 선정시키려고 한창 노력중이며 영국의 브리티시 에어로 스페이스사는 호크전투기의 판매에 이어 민수용 항공기 등 또 다른 기종의 항공기를 팔기 위해 적극적이다.
이들 국가는 부품납품조건부 항공기 구매방식 등을 활용, 기술이전을 폭넓게 받아 지금은 국제 공동개발이나 독자개발이 가능할 정도의 기술력을 배양해 항공 중진국의 대열에 진입한 상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부품하청 생산에 주력하는 단계로 2000년대의 기술경쟁력 시대에 자칫하면 뒤떨어질 위험마저도 안고 있다.
따라서 90년대 말까지 군의 물량만 따져도 약5조원에 달하는 국내항공기 수요를 적절히 활용, 제품가격의 인하보다는 핵심 첨단기술의 이전을 요구, 국내관련산업의 기술력을 높이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잡는 것이 보다 더 경제적이라는 주장이 강하게 일고 있다.
한미간의 특수한 관계를 고려할 때 이들 유럽계 회사들의 한국시장 공략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석환기자〉
[광고] 내년부터 완전히 시장이 개방되는 광고업계에 외국사와의 손잡기 바람이 한창이다.
어차피 한국시장에 상륙할 발 넓은 외국광고회사와 미리 제휴해 기존시장을 지키고 같이 커 보자는 전략이다.
업계 선두자리를 지키고있는 제일기획과 오리콤이 지난해 각각 세계 20위안에 드는 다국적광고사인 미 보젤사, HDM사(세계최대인 일본의 전통, 미Y&R, 프랑스의 유로콤 등의 합작사) 등과 손잡고 제일보젤, HDM코리아 등의 합작법인을 출범시킨 데 이어 최근 후발업체인 IMC가 오랫동안 국내진출을 모색해온 영국최대의 S&S사와 50대50의 지분비율로 합작계획을 마무리했다.
삼희기획과 LG애드도 미BBDO, 린타스사 등과 각각 합작광고회사 설립을 추진중이며 대홍기획(합작선은 미DDB)과 거손(미FCB)도 처질 세라 작업을 본격화한 단계.
뿐만 아니라 코래드가 외국유명브랜드들을 광고주로 많이 잡고있는 미O&M사와 합작한 것을 비롯, 금강기획(미BSBW)도 이미 외국사와 한솥 밥을 먹고있다.
특히 미JWT와 합작하고있는 비즈니스 월드의 경우는 우리측 지분율이 단 1%에 불과해 합작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여기에 계속 자본합작을 모색하고 있는 연합광고(미 그레이)·서울광고(미 DMB&M), 또 국내 합작선을 찾고있는 미레오버넷사, 일본 박보당등의 움직임까지 감안하면 연말까지 세계 20대 범위에 드는 외국 유명사들은 거의 합자 제휴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광고업계의 이 같은 「손잡기」바람에는 기왕 외국사의 진출이 완전 자유화되고 더구나 수입개방도 본격화된 마당에 이들 외국 광고사들이 끌고 들어오는 해외광고주도 확보하고 이들의 노하우도 흡수, 선진 국제화도 꾀해 보겠다는 업체마다의 생각이 깔려있다.
특히 지난해만도 35개사(방송광고대행기준)가 생겨난 신흥 광고업체들의 경우는 보다 사정이 절실한 형편이다.
예컨대 IMC의 경우 S&S와의 합작을 계기로 「아이보리」비누로 유명한 P&G사의 광고 (연간 국내광고액 약6억원)를 따냈으며 신흥업체는 아니지만 오리콤도 Y&R가 광고대행하는 뒤퐁사의 국내광고를 맡고 나섰다.
그러나 개방화에 맞서보려는 광고업계의 이러한 대응들이 과연 의도한대로 좋게만 결실을 맺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회의의 눈초리가 많다.
워낙 규모나 노하우에서 월등한 상대들인 만큼 아시아 제2의 한국광고시장(89년 1조5천억원규모)을 공략하기로 나선 이들 외국업체들의 전략 여하에 따라 앞으로 얼마든지 주인이 전도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로서의 현실적 대안은 외국사와의 합작제휴를 단지 시장나누기 차원으로 생각지 말고 마키팅 등 복합기능을 갖춘 선진 종합광고회사로의 발전을 위한 계기로 적극 활용해야한다는 것뿐이다. 〈박신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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