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특집위크앤] 단식 행동 수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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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단식 할 때 목표는 체중 감량이 아닌 해독(解毒)

명절에 몸무게가 크게 불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추석 단식의 1차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그러나 순전히 체중 감량만을 위해 소중한 추석 연휴 1~4일을 투자한다면 남는 장사가 아니다. 경희대 한방병원 재활의학과 신현대 교수는 "단식에 따른 일시적 체중 감소는 주로 근육(수분과 단백질)이 줄어든 것"이며 "지방을 본격적으로 연소시키려면 단식 후 열흘은 지나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추석 연휴를 이용한 짧은 단식에서 노릴 효과는 해독이다. 몸에 쌓인 노폐물과 독소를 대청소하는 것. 노폐물.독소를 제거하면 당뇨병.갑상선질환.고혈압.관절염.심장병.통풍 등 만성병은 물론 불안.초조.우울 등 정신적인 문제까지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자연의학자들의 견해다.

추석 전부터 가볍게 준비하라

2일 동안의 추석 단식에 들어가기에 앞서 1~2일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크게 힘들지 않으므로 추석 전(근무 중)에도 가능하다. D-2일엔 아침에 일어나 2㎞가량 가볍게 산책한다. 맨손 체조나 명상을 하고 미지근한 물로 샤워한다. 아침식사는 평소의 3분의 2만 먹는다. 출근 뒤엔 담배.차를 피한다. 점심도 평소의 3분의 2만 한다. 맵고 짠 음식은 피한다. 가볍게 샤워하고 휴식을 취한 뒤 잠을 청한다. D-1일엔 아침.점심.저녁 식사량을 평소의 절반으로 줄인다. 회사에서도 활동량을 줄이고, 점심은 가볍고 소화 잘되는 음식을 택한다. 잠자기 전 샤워를 하고 "내일부터 기분 좋게 단식을 하자"며 마음을 다잡는다.

하루에 물이나 야채 주스 1.5~2ℓ섭취 … 영양제도 도움

단식은 누구에게나 처음 2~3일이 가장 힘들다. 단식 첫날엔 어지럽거나 기운이 없고 뱃속에서 소리가 나기도 한다. 이때 생수를 약간 마시면 소리가 사라진다. 단식 이틀째엔 계단을 오르내릴 때 현기증이 날 수 있다. 구토 증세가 있으면 손바닥을 마주해 세게 비벼주고 목 운동을 하면 어느 정도 증세가 완화된다('실용 단식 건강법', 박종관 편저, 서림문화사 간).

단식기간엔 휴식을 충분히 취해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한다. 수분 공급도 중요하다. 하루 1.5~2ℓ의 생수나 야채 주스를 마시는 것이 좋다. 전주대 대체의학대학원 오홍근 교수는 "야채 주스는 위에서 산(酸)의 분비를 유도하지 않고, 요산.무기산 등의 제거에 효과적이며, 비타민.미네랄이 풍부하다"며 "서양에선 물보다 주스 단식을 주로 한다"고 조언했다. 단식 도중 비타민.미네랄 등 영양제나 제산제를 복용하는 것도 좋다. 무리한 운동은 금물. 자연의학자들은 단식 기간(대개 단식 첫날)에 관장이나 장(腸) 세척을 함께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여긴다. 이를 통해 숙변(오래된 변, 일종의 노폐물)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식기간에 피해야 할 것도 있다. 첫째는 부부관계다. 체력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 둘째는 비누.치약.샴푸 등 화학 제품의 자극이다. 셋째는 흡연,음주,카페인 음료 섭취다.

단식 효과 보식이 좌우

단식을 끝내고 정상 식사를 하기 전까지(보식 기간) 어떻게 음식을 먹느냐가 단식의 성패를 좌우한다. 이틀간의 추석 단식 이후엔 4일(단식기간의 2배) 이상 죽이나 미음 등 보식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염분.지방.자극성 식품은 8일(단식기간의 4배) 이상 최대한 덜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짧은 추석 단식의 경우 보식 기간을 하루로 줄여도 무방하다. 보식 기간에 과식은 금물이다. 광동한방병원 김동웅 원장은 "단식 이후 바로 과식하면 명치 아래가 답답하거나 통증을 느끼게 된다"며 "또 음식을 짜게 먹으면 전신이 붓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식 첫날엔 과일.채소.요구르트 등 소화가 잘되는 식품부터 먹는다. 둘째 날엔 과일.채소.요구르트에 수프.죽.야채 샐러드를 곁들여 먹는다. 셋째 날엔 죽이나 무른 밥을 먹고 맵고 짜지 않은 가벼운 반찬을 소량 섭취한다. 보식 기간엔 음식을 식혀 미지근하게 해 먹는 것이 좋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 이틀 단식 요령 (준비+단식+보식)

첫날(준비기간)

-아침부터 식사량을 서서히 줄인다. 저녁 식사량은 평상시의 50% 정도로 한다

-저녁 8시 이후엔 물.차를 제외한 음식을 금한다

-담배.술.커피 등 기호식품을 삼간다

둘째.셋째 날(단식기간)

-하루에 물 또는 차를 2ℓ 이상 마신다. 물만으로 견디기 힘들 때는 생채 즙을 마신다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을 한다

-저녁에는 냉온욕으로 기분전환을 한다

-명상.독서를 통해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갖는다

-관장을 한다.

넷째 날(보식기간)

-죽이나 생채 즙을 준비해 조금씩 섭취한다.

-보통 회복기는 단식기간의 2배를 잡지만 짧은 단식에선 줄여도 무방

-과식은 금물

-보식 둘째 날엔 식사량을 줄이고 셋째 날부터 정상적인 식사에 들어간다

※전주대 대체의학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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