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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출신 연주자들 년말게 「아시안필」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아시아 각국 출신의 정상급 연주자들로 구성되는 「아시안필하머닉오키스트라」가 생긴다.
「아시안필」은 세계 각국의 직업교향악단에서 활동중인 아시아 출신의 기량있는 연주자들이 매년 한차례씩 모여 송년·신년 음악회를 가진 뒤 각자 소속 교향악단으로 돌아가게 되어있는 비상설 오키스트라. 주최측은 비영리법인체인 만큼 참가연주자들에게 연주료는 주지 않고 항공료와 체재비만 부담하며 연주회 수익금은 세계 각국에서 공부하는 아시아 음악도들의 장학금 및 인류평화를 위해 일하는 국제단체에 대한 기부금으로 쓴다는 구상이다.
오는 12월말 서울에서 열리는 송년음악회로 첫선보일「아시안필」의 조직위원회장 겸 사무국장은캐나다를 중심으로 연주(바이얼린) 및 공연기획활동을 펴온 방훈씨(43), 음악감독은 KBS교향악단지휘자 금난새씨가 각각 맡게된다.
서울에 「아시안필 」 본부를 설립하기 위해 일시 귀국한 방씨는『1백여명의 아시아출신 명연주자들이 한데 어우러져 인류화합과 평화를 구가하는 아름다운음악을 연주하는 장면은상상만 해도 지레 가슴이 설렌다』며 기대에 차있다.
방씨는 서울에서 펼칠 송년음악회에 이어 새해 벽두에는 아직 밝힐 수 없는 외국에서 신년음악회를 열 계획으로 「아시안필」이사진 구성 및 법인체 설립을 위한 최종마무리 작업을 서둘고 있다고 말했다.
방씨 가「아시안필 」조직에 나선 것은 지난 2월 서울예고 동창인 금난새씨를 만나면서부터다. 세계적으로 유수한 교향악단마다 거의 예외없이 역량있는 아시아출신 연주자들이 섞여있으나 그들의 기량을 따로 과시하며 우애를 다질 수 있는 기회가 없어 아쉽다는데 뜻을 모으고 아시아음악인들의 교향악무대를 마련키로 한 것이다.
현재 「아시안필」 형태의 가장 유명한 비상설오키스트라로는 전 세계 연주자들이 매년 한차례씩 「음악과 평화」라는 슬로건아래 교향악축제를 펼치는「월드필하머닉오키스트라」를 들 수 있다. 지난85년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줄리니의 지휘로 첫 연주회를 가진 이래 브라질·일본·캐나다 등 매년 개최지를 바꿔가며 국제분쟁과 갈등해소를 위해 하머니를 이루고 있다.
「월드필」의 88년도 연주장소로 당초 서울이 내정됐다가 재정후원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결국 캐나다의 몬트리올로 결정된 일이 있었는데 이때 방씨는 몬트리올 연주회 조직위에 간여한 적이 있다. 「월드필」외에도 유럽 각국 유명단체의 악장 및 수석연주자들로 구성돼 각국 순회연주회를 갖는「유러피언 마스터 오키스트라」(지휘 금난새)라든가 각종음악제를 위해 여러나라 연주자들로 일시 구성되는 교향악단 등 서양에는 국제적인 비상설 오키스트라가 적지 않으나 아시아출신의 연주자들이 하나되는 기회는 아직 없었다.
일찍이 바이얼린을 배우기 시작해 서울예고 2학년때 프랑스로 유학, 파리음악학교와 베르사유국립음악원을 거쳐 캐나다의 몬트리올음악원을 졸업한 방씨는 퀘벡심퍼니·몬트리올심퍼니·니스음악제 체임버오키스트라 등과 협연했다. 또 몬트리올 코스모몰리턴오키스트라를 조직해 단장경 연주자로서 활동했고 캐나다 라노디에르국제음악제예술 감독을 맡는 한편 각종 국제음악행사에 자문위원 내지 공연기획전문가로도 일하고 있다.
방씨는「아시안필」의 참가연주자·후원자·서울이외의 외국연주장소 등에 대한 기본 계획이 이미 다서 있다고 밝히고 『모든 것이 최종 확정되는 9월초께 구체적인 연주일정과 프로그램까지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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