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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 「진단」시대서「치료」시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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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위장법의 진단 등에 주로 사용돼온 내시경이 최근 각종 질병의 치료에 다양하게 쓰이면서 우리나라도「진단내시경」시대에서 본격적인 「치료내시경」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내시경은 위나 식도에 출혈이 있어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를 응급 치료하는 것에서부터 배를 째지않고 하는 부인과 영역의 복강경수술을 하거나 위장에 생긴 폴립 (양성종양)의 제거, 뇌종양 등 특수 환자들에 대한 영양공급을 하는 등 다목적으로 쓰이고 있다.
고려대의대 김세민 교수(외과)는 『치료내시경은 지난 69년 일본에서 유리나 플래스틱 섬유로 관의 안면을 씌워 구부릴 수 있게한 내시경인 섬유경(파이버스코프)의 개량과 고주파전기를 이용한 대장의 폴립절제술의 개발 등을 계기로 치료 내시경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됐다』고 밝혔다.
분야별 내시경 치료 사례는 다음과 같다.
◇출혈환자의 응급치료=소화성 궤양이나 위·식도의 정맥이 혈액순환 장애로 일부가 볼록하게 뭉친 현상(위·식도정맥류)때문에 상부소화관에 출혈을 일으켜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의 피를 멎게 하고 뭉쳐진 정맥부분을 없애는 방법.
위·식도 정맥류출혈환자의 경우 짧은 시간에 피를 많이 흘려 방치하면사망률이 30∼80%에 달하나 내시경을 이용한 경화요법으로 90%의 치료효과를 거둔다. 이 치료는 내시경으로 들여다보며 경화제를 정맥안 또는 밖에 주사한다.
◇특수환자의 영양공급=왼쪽 윗배에 내시경을 집어넣고 관찰한 다음 피부를 약1cm 째고 영양공급관을 설치, 영양분을 공급한다.
환자는 시술 8시간 전부터 식사를 끊어야 하며 뇌졸중·뇌종양·연탄가스중독·뇌염 등으로 음식을 씹을 수 없거나 음식이 식도를 지나가면 안되는 환자들에게 적용된다.
◇위장관의 폴립제거와 위암치료=전기가 통하는 올가미로 폴립을 감싸 죄면서 태워 없애 암을 예방한다. 잘라내는 폴립의 직경이 1Omm 이하일 때 적용하며 2∼4초만에 절단이 가능하다.
한양대의대 박경남 교수(내과)는 『전기소작술 뿐만아니라 야그레이저·아르곤레이저 등으로 폴립은 물론 초기위암의 근본치료에까지 내시경의 쓰임새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담석증의 치료=미국에서는 한국인의학자 이지우 박사 (신시내티의대교수)등이 레이저를 이용, 배꼽부위를 직경 1cm정도 째고 이 구멍을 통해 복강경을 집어넣은 뒤 레이저로 담낭과 담석을 한꺼번에 제거하는 수술을 해 각광받고 있다.
◇동전 등 이물제거=이쑤시개·단추·면도날 등 삼킨 이물이 48∼72시간 안에 위를 통과하지 못할 때 내시경으로 제거.
◇부인과영역 치료=난관·난소의 절제, 불임교정 등에 널리 사용되는 치료적 복강경수술은 최근국내에서도 중앙대의대 용산병원, 차병원, 제일병원에서 큰 진전을 보이고있 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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