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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선 자국으로 질감 물씬… 진정현씨의 '진바스 아뜰리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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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이들의 감성을 가두기에는 만화의 네모칸 구획이 너무 답답한 것일까. 새로 나온 '진바스 아뜰리에'(휴먼 앤 북스.9천8백원)는 작가의 분신인 듯한 20대 여성 주인공의 섬세하고 고독한 감성을 짧은 글을 곁들여 자유로이 구성한 작품이다. 물론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독백에 가까운 글귀보다는 외로운 서정을 한눈에 전달하는 가늘고 섬세한 펜화다.

얼굴이 빨개지는 습관 때문에 맥주 한 잔을 시원하게 들이키지 못하는 주인공을 맥주 컵 위에 얹어놓거나 내키지 않는 운동을 하러 간 주인공이 헬스클럽의 러닝머신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식의 표현은 소심한 성품을 한눈에 전달한다. 채색을 자제하고 펜선 자국으로 질감을 표현하는 기법은 언뜻 유럽의 일러스트 작품을 연상시킨다.

글과 그림이 어우러지는 데서 짐작하듯, 작가 진정현(29)씨가 진바스닷컴(www.jinbas.com)이란 홈페이지에 3년간 연재했던 내용을 모은 것이다. 진씨는 몇몇 직장에서 디자인일을 하다 최근 프리랜서로 독립했다. '진바스'라는 제목은 작가가 미국의 요절한 낙서화가 장 미셀 바스키아를 좋아해서 자연스레 생겨난 별명이라고 한다. 작가는 "그림체는 다르지만 바스키아 같은 열정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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