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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신문들 일요판 경쟁 불붙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영국 런던에서 최근 일요판신문 2개가 창간되면서 기존 3개 지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는 선데이타임스지·업저버지·선데이 텔리그라프지 등 3대 일간지를 발행하는 일요판신문들이 구독시장을 독점해 왔으나 새로 선데이 코레스폰던트 지와 인디펜던트 온 선데이지 등 2개 신문이 잇따라 발간돼 5파전을 벌이고 있다.
『발행 첫날에 90만 부가 팔렸다. 매진되는 가판대가 속출하는 등 그야말로 신나는 출발이다.』
지난 1월28일 첫 호를 발행한 인디펜던트 온 선데이 지의 편집국장 글로버씨와 편집간부들은 첫출발이 호조를 보이자 자신감에 차 있다.
이 일요신문의 사옥은 영국증권거래소 부근인 인터로드 가에 새로 지은 4층 건물.
이 신문이 독자층으로 잡고 있는 계층은 18∼45세까지의 연령층. 선발 자매지인 인디펜던트지가 3년 전에 처음 발행돼 타임스지·가디언 지 등 기존 1류 신문들과의 경쟁에서 낙오하지 않고 42만 부의 부수를 줄곧 유지해 온 것은 텔레비전 세대인 이 연령층을 표적으로 삼아 집중 공략한 끝에 판매신장에 성공한 것이다. 신간 일요판에서도 이를 거울삼아 같은 연령층을 구독자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 신문은 또 다른 일요신문들이 발간하고 있는 일요매거진에 대항키 위해 별도의 타블로이드판 신문도 주기적으로 곁들여 발행하는「피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성공에 힘입어 이 신문은 올해 벌써 하루 50만 부의 판매실적을 이룩하자 장차 목표를 1백 만부로 설정하는 등 의욕에 차 있다.
이에 따라 기존신문시장을 석권해 왔던 선데이 타임스지(1백26만 부), 업저버지(65만 부), 선데이 텔리그라프지(63만 부)등 이 발행하는 일요신문과 함께 지난해 창간된 선데이 코레스폰던트지도 총 비상을 걸고 있다.
영국의 고급일요신문 시장은 3백만 부 내외로 추산되고 있다.
인디펜던트 온 선데이 지의 눈부신 성공은 필연적으로 타지의 위축을 가져올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신문광고대행업체인 매켄 엘릭슨 사는 때마침 불어닥친 영국경제의 침체로 5대 일요신문이 계속 공존할 여지가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더욱이 인디펜던트 온 선데이지가 1년 반 안으로 선데이 타임스 지에 버금가는 부수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돼 다른 일요신문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운명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업저버 지는 올 1년 동안 1천4백만 파운드(1백44억 원)를 투자해 지면을 쇄신하는 한편 TV광고도 대폭 강화한다는 대약진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한편 선데이 코레스폰던트는 발행 5개월이 지나도록 아직 발판도 굳히지 못한데다 본지까지 추격 당하는 위기를 맞게 되자 당초에 2백만 파운드(20억7천만원)로 책정했던 판매·광고비를 7백만 파운드로 대폭 상향조정하는 등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일요판신문이 성급하게 앞다투어 발행됨으로써 파생되는 문제점도 적지 않다.
유통구조와 인쇄기술이 생산물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데다 편집·광고·영업부문을 제외한 신문인쇄·배달은 별도의 서비스회사에 위탁, 인건비가 많이 드는 데다 건물도 임대하는 처지여서 생산비가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일요신문발행회사가 자본부족으로 상당액의 운영자금을 부채에 의존하고 있어「자본에 의한 신문의 지배」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인디펜던트 온 선데이와 코레스폰던트는 총 자본액의 10%이상을 빚으로 메우고 있다.
참신한 지면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과 자본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영국의 일요신문은 인력·시설부족의 이중부담을 안고 있는 것이다. <진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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