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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건강 챙기기 나는 몇점짜리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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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세상을 비추는 달이 점점 차오르고 있다.
이제 민족의 명절 한가위다. 고향을 생각하노라면 어느새 달은 부모님의 얼굴로 뒤바뀐다. "올해도 건강하셔야 할텐데…. 별 탈없이 장수만 해주시길 바랍니다." 달을 보면서 마음을 다지다보면 어느새 못다한 효도생각에 눈물이 날 법도 하다. 삼라만상 자연의 이치가 그렇듯 나이가 들수록 몸 곳곳에는 병의 기운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노년기 부모일수록 건강을 운명 탓으로 돌릴 뿐이니 상처난 건강은 회복할 수 없는 지경으로 빠져만 간다. 이제 부모의 건강을 챙겨야 할 때다. 장수하실 수 있도록 돕는 것보다 나은 효도선물은 없다. 노년기 나타날 수 있는 내과·안과·척추관절·치과적 질환을 알아봤다.

◆내과=나이가 들면 우선 찾아오는 질병이 호흡기 질환이다. 숨이 차서 밤잠을 설칠 정도라면 의심해봐야 할 질병이 많다. 3달이상 그런 증상이 있다면 일단 기관지천식을 생각할 수 있다. 담배를 피운다면 문제는 복잡해진다. 만성기관지염·폐기종·간질성폐질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희거나 분홍색 거품의 가래가 나오고, 다리까지 붓는다면 심장병과 폐부종도 의심된다. 진한 황갈색, 또는 검은색 가래가 나오면 만성기관지염.기관지확장증은 물론 폐암까지 우려된다.

부모의 체중감소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몸무게가 최근 6개월 새 평소 몸무게보다 10%이상 줄었을 때는 잘 살펴야 한다. 식사를 자주 하고 화장실도 자주 찾는다면 당뇨병, 식사량이 늘었으나 물을 적게 마신다면 갑상선 기능항진증, 털이 빠지고 피부가 하얗게 변한다면 뇌하수체기능저하증, 식욕은 떨어지고 피부가 검게 변한다면 부신피질기능저하증, 늘 피곤하고 피부가 누렇게 변한다면 간질환, 호흡곤란과 함께 몸이 붓는다면 심장질환이 우려된다. 모두 체중감소와 동반되는 현상이다.

부모의 배변도 꼭 물어볼 필요가 있다. 항문을 통해 피가 나오거나, 대변의 굵기가 가늘어지는 것 등이 대장암의 전형적 증상이다.

김광원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피부 종기가 잘 낫지 않거나 가려움증이 뒤따르고, 발에 상처가 생긴다면 노년기 당뇨가 의심된다"며 조속한 치료를 주문했다.

◆안과=언제나 반가운 아들·딸이지만 정작 그 아들·딸을 바라보는 부모의 눈은 하루가 다르게 어두워져 가고 있다. 해가 갈수록 침침하고 흐릿해져 자식의 얼굴을 제대로 알아보는 것도 쉽지 않다.

40~50대 들어서 신문·PC모니터를 볼 때 눈이 침침해지는 현상은 노안(老眼)이다. 가까운 곳을 볼 때 초점을 맞추는 조절근육이 약화돼 나타나는 현상이다. 근거리용 안경(돋보기)을 써야 할 시점이다. 물론 아무 안경이나 써선 곤란하다. 사람마다 노안 진행속도가 다르고, 눈에 맞는 안경도수도 다르기에 안과처방을 받아야 한다. 부모가 잔글씨를 보는 일이 많은 직업이라면 노안교정 레이저수술도 권할만하다. 15분 정도 시술 뒤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60세를 넘긴 부모가 "먼 곳을 볼 때 침침하다"고 하면 백내장을 의심해야 한다. 밝은 날보다 오히려 흐린 날 멀리 보는 게 편하다면 이 또한 백내장이다. 백내장은 수정체의 노화현상으로 60세이상 노인에게 흔한 안과질환이다. 피부의 노화처럼 누구에게는 오는 증상이다. 수술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노화된 수정체를 빼내고 인공수정체를 끼워넣는 것이다. 90세가 넘는 고령 노인도 부담없이 수술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통증도 없고, 회복도 빠르다.

이화연 서초성모안과 원장은 "노인성 안과질환은 1년에 1~2회 검진으로 증상악화 방지는 물론 완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관절·척추=손자·손녀가 왔다고 버선발로 뛰어나오던 부모님이다. 헌데 세월이 흘러 엉거주춤 힘겹게 일어서시는 모습이 안쓰럽다. 계단을 오를 내릴 때도 벅찬 걸음이어서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우리나라 60세 이상 노인의 절반은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다. 2002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국민건강 및 영양조사'에선 70세 이상 여성 80%가 퇴행성 관절염 환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퇴행성 관절염은 허벅지 뼈와 정강이 뼈 사이에 있는 연골이 닳아 뼈와 뼈가 맞닿아 통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초기엔 무언지 몰라 파스를 붙이며 끙끙 앓다가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경미한 통증이라고 방치하다 5~10년 지나면 뼈의 변형이 일어나고 통증이 심해지는 관절염 말기가 되는 것이다. 관절내 뼈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여서 뼈에 쇠를 덧대는 특수 인공관절을 해야 할 상황이 이르게 된다.

퇴행성 관절염은 체크리스트(표 참조)로 확인할 수 있다. 정채훈 목동 힘찬병원 정형외과 부원장은 "인공관절 수술이 고려되는 말기증상까지 가기 전에 서둘러 치료를 받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관절과 더불어 부모의 척추상태도 확인해야 한다. 나이가 들어 뼈가 약해지면서 생기는 골다공증은 가벼운 충격에도 척추골절을 유도한다. 척추뼈가 주저앉아 허리·엉덩이·옆구리가 아프게 된다. 결국엔 걸을 수도 없어 거의 누워서 생활해야 할 판이다.

척추관 협착증도 있다. 뼈 사이 인대나 관절부위가 점점 커지면서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병이다. 50대 이후 남성에게 많이 발병한다. 밤에 잘 때 다리에 쥐가 잘 나고,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고 아픈 증상을 보인다. 장종호 목동 힘찬병원 신경외과 과장은 "가벼운 엉덩방아만으로도 척추골절이 생길 수 있고, 60대 이상 여성과 골다공증 환자는 주의가 필요하다"며 "치료받지 않고 누워만 있다보면 골다공증과 척추질환은 더 심해지기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치과=노년기의 대표적 구강질환은 잇몸병이다. 흔히 풍치(風齒)라고 하는 데 치아표면의 세균막이 잘 닦이지 않은 채로 방치돼 플라그나 치석이 형성되는 것이다. 플라그와 치석은 엄청난 양의 세균덩어리이기 때문에 강력한 독소를 내뿜어 잇몸과 잇몸뼈에 염증을 일으킨다. 플라그·치석은 제거하지 않으면 시간이 흐를수록 뿌리 쪽으로 파고 들어가 결국 치아가 흔들리고 빠지게 된다. 스케일링과 잇몸치료는 그래서 필요하다.

입냄새도 흔한 노년기 질환이다. 귀여운 손자.손녀가 냄새 때문에 멀리 한다고 서운해하기보다 원인을 알아내 치료해야 한다. 노년기 입냄새는 침의 분비가 줄어드는 구강건조증 때문에 많이 생긴다. 침이 잘 안 나오면 자정(自淨)작용이 원활하지 않아 침의 항균작용도 줄게 된다. 결국 구취유발 물질을 생산하는 세균의 수가 증가, 입냄새가 난다.

서진호 덴트리치과 원장은 "입안이 마르면 물을 자주 마시고 무설탕껌을 씹어 침의 분비를 자극하는 것이 입냄새 제거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02-3410-2114 www.samsunghospital.com>
서초성모안과 02-532-3844 www.eyelee.co.kr
목동 힘찬병원 02-3219-9237 www.himchanhospital.com
덴트리치과 02-3443-2877 www.den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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