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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장수의샘 ⑥|살빼기 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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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경제수준이 낮았던 과거 한때엔 「사장배」니 「장군배」로 불리며 부러움까지 샀던 뚱뚱한 사람들이 이젠 비만증으로 분류되고 있다.
서울대의대 이홍규교수(내분비내과)는 『비만은 심장병·당뇨병·고혈압등 각종 성인법의원인이 되므로 이를 예방·치료할 필요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비만의 해결과 관련된 생각이 최근 미국등 선진국에서는 크게 번하고 있는 추세』라고 최신 동향을 전했다.
즉 「다이어트」보다는 오히려 「비다이어트(undiet)」를 권하는 흐름이 의학계내에서 강하게 일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살을 빼기 위해 각종 요법들을 열심히 실천, 체중을 대폭 줄이더라도 2년정도 지나면 95%가 원래 몸무게로 되돌아 오는 이른바 「요요현상」(요요는 어린이 장난감)을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교수의 설명. 이 현상은 체중감량폭이 클수록 생리적으로 원상회복되려는 기전이 강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비만→살빼기→비만」사이클을 반복하게 하면서 부작용을 일으킨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교수는 『요요현상이 자주 일어나면 비만을 그대로 두는 것보다 오히려 더 심장병에 훨씬 더 잘 걸리는 것으로 최근 연구에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실천가능한 목표를 세워놓고 체중을 조금만 빼는 것이 의학계의 최근 권고사항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이교수는 『예를 들어 한꺼번에 10∼15kg씩 획기적으로 살을 빼려는 것은 무리하지 않는한 현실적으로도 거의 불가능하므로 3∼4kg정도만 식이·운동요법으로 줄이고 더 이상 살찌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다이어트에 너무 신경을 많이 쓰다가 뜻대로 안되면 자포자기에 빠져 포식을 일삼는등 무절제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건강장수의 길에서 멀어지게만 할뿐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약간의 체중만 줄여도 심장병등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비만의 척도와 그 악영향은 무엇일까.
간단한 방법으로는 ▲방바닥에 반듯이 누운채 배꼽주위의 허리둘레와 가슴둘레를 줄자로 쟀을때 허리둘레가 더 클 경우 ▲팔 윗부분 뒤목(삼두박근)의 피부를 손가락사이에 끼었을 때 피부두께가 2.5cm이상 잡히면 비만증으로 볼 수 있다. 또 일반적으로는 <(키-100)×0.9>보다 20%이상 넘을 경우를 비만으로 본다. 정상체중보다 20%초과할 경우 사망률은 남자에서 20%, 여자에서는 10%가 각각 증가하며 정상체중의 1백60%에 달하는 고도비만증환자는 남녀 각각 1백10%, 67%씩 사망률이 높아지게 된다.
또 전체적으로 보면 비만환자는 정상인보다 당뇨병(4.5배), 고혈압(3배), 담낭질환(2.6배)등 많은 질병의 발생빈도를 높인다.
「허리띠를 1인치 줄이면 1년을 더 살수 있다」는 정도로 건강·장수에 걸림돌이 되는 비만을 예방, 치료하는 올바른 방법은 무엇일까.
한림대의대 가정의학과 김철준교수(스포츠의학)는 『장·단기적으로 건강을 해치지 않기 위해선 주평균 0.75kg(0.5∼1kg)씩 살빼는 속도를 유지하면서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약물요법이나 수술요법이 있으나 이 요법들은 부작용이 심해 병적으로 고도비만증을 보이는 환자에게나 적용해야 하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거의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의학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김교수는 또 『복부의 지방질을 빼기 위해 일부 의원급에서 피부밑에 튜브를 넣어 지방질을 빨아내는 수술도 하는데 이는 일시적인 처방에 불과하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이밖에 ▲장을 깨끗이 청소해 변비·체중조절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약물(섬유질)이나 ▲뜨거운 공기나 기기의 진동을 이용해 특정부위의 지방을 제거해준다는 선전도 정통의학계에선 인정치 않고 있는 것.
특히 사우나 지방질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체중의 약60%에 달하는 수분중 일부를 땀으로 빼는 것으로 사우나후 갈증을 풀기 위해 음료수를 약간 마셔도 비만의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서울대의대 이교수는 『마진돌·휀플루라민등 비만치료약은 입맛을 떨어지게 해 음식섭취량을 줄여주긴하나 히로뽕계통으로 습관성이 있으므로 보통의 비만자들에겐 결코 권할수 없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성인은 체중감소에 과민성을 보이지 않는게 좋으나 국민학교 어린이들의 경우비만증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이므로 부모들의 장기적이고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만치료를 위해 하루5백칼로리씩 음식섭취 열량을 줄이면 주0.5kg이 감소될수 있음을 참고로 음식량을 조절하되 이상적인 3대영양소의 배분(탄수화물65%, 단백질15%, 지방질20%) 비율에서 단백질 섭취를 좀더 늘리고 단수화물과 지방을 줄이는 것이 좋다.
운동요법은 연령과 개인에 따라 다르나 하루 30분∼1시간씩조깅·걷기·달리기·자전거타기를 지속적으로 하면서 주1, 2회 체중을 체크하는 것이 원칙이다.
순천향의대 이동환교수(소아과)는 『어른의 비만은 체중을 줄여 표준체중 전후를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주안점이나 어린이의 경우 조금 달라 무리하게 살을 빼기 보다 키가 크는 것을 보아가며 비만도를 줄여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은 키가 부쩍 크는 수가 있으므로 더이상 살찌지 않도록 비만도를 유지하는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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