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노인 돌보는 로봇, 생필품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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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건강상태를 점검해 아프면 병원에 보내고 움직일 때 부축하는 로봇이 몇 년 안에 필수품이 될 것이다."

미국 보스톤 근교 아이로봇 본사에서 만난 CEO(최고경영자) 콜린 앵글(39.사진) 사장은 실버산업용 로봇시장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앞으로 많은 노인들이 자신의 집에 살아야 하는 기간이 늘어날 것이고 이들이야말로 로봇의 도움이 가장 절실하다는 것이다. 아이로봇은 1990년 MIT 인공지능연구소에 근무하던 앵글 사장과 헬렌그라이너 회장 등이 설립한 로봇 전문업체. 전세계에서 200만대 가까이 팔린 로봇청소기 '룸바'를 개발한 앵글 사장은 "사람 대신 더럽고 위험하고 지루한 작업을 맡는 로봇의 역할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소에서 본 룸바는 실험시간 내내 어디로 갈지 몰라 우왕좌왕하면서도 방안 여기저기를 구석구석 훑고 다녔다. 앵글 사장은 "규칙적으로 움직이면 보기 좋은데, 우리 제품은 뒤뚱뒤뚱 춤을 추는 꼴"이라며 웃었다. 그러나 이는 16년에 걸친 연구 결과다. 일정한 패턴으로 움직이게 했더니 방안에 있는 온갖 장애물 때문에 결과적으로 일은 엉망이 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뛰어난 인공지능이 룸바의 강점이다. 아이로봇은 룸바 외에 화성탐사용 로봇 '소저너'와 군사용 지뢰제거 로봇 '팩봇'을 만든 곳으로 유명하다. 앵글 사장은 "미국 로봇청소기 사용자의 60% 이상이 청소기에 애칭을 붙이고 애완동물 대하듯 한다"며 "사람처럼 보이는 것보다는 간편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벌링턴(매사추세츠)=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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