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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판 경기장|폭력선수·심판오심·난동관중 뒤범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올림픽을 치른 한국스포츠가 졸렬한 경기운영·생떼·폭력난동등으로 난장판이 되고 있다. 고교축구선수가 심안에게 삿대질하는 어처구니 없는 행패를 비롯하여 각종 축구대회에서 심판판정과 관련한 폭력사대가 꼬리를 물고, 23일 부산·대구의 프로야구경기에서는 일부 관중들이 홈팀의 패배에 흥분하여 운동장에 오물세례를 퍼붓고 불까지 지르는 난동을 부려 무질서가 극에 달한 느낌이다. 또 이날 대학농구장에선 고질적인 심판불신풍조가 경기거부와 몰수게임소동을 재연, 각종목에 걸친 일부선수·지도자·심판및 관중들의 반스포츠적 의식이 심각한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프로선수도 손찌검>

<축구>
그라운드의 추태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있다.
심판에 대한 폭행이나 폭언, 거친 항의가 축구장의 고질적 병폐가 되어왔지만 이제는 고교선수들까지 심판을 우습게 아는 현상을 빚을 정도가 됐다.
22일 평택구장에서 벌어진 유공-일화전에서는 심판판정에 불만을 푼은 일화의 문원근(문원근)이 경기를 마치고 들어가는 최창선(최창선) 주심을 폭행하다 경찰에 끌려나갔고 21일의 럭키금성-대우전에서는 대우의 김희태(김희태)코치가 한운집(한운집)주심의 등에 손찌검을 하기도 했다.
지난19일 효창구장에서 벌어진 실업축구경기에서도 한전의 송광석(송광석)코치가 주심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어대는 추태를 보였다.
그런가하면 지난달7일 효창구장에서 벌어진 KBS배 중·고축구대회에서 신평고의 임정환 (임정환)이 심판에게 폭언과 삿대질을 하는 행패를 부려 징계를 당하기도 했다.
이같은 그라운드의 추태는 감독과 선수들이 지나치게 승부에 집착, 무분별하게 흥분하여 항의를 일삼기 때문이며 동시에 심안들의 경기운영능력부족이 이러한 풍조를 항상 선도하고 있다.

<관중2영 구속당해>

<프로야구>
23일 부산경기에서 2-1로 앞서가던 홈팀 롯데가 역전패하자 외야석에 있던 관중들이 술병과 빈깡통등 2백여개를 운동장에 내던지고 외야석 4곳에 불을 질러 관중들과 선수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부산구장은 롯데가 패할 경우 예외없이 이같은 소동이 빈번히 일어나 지난21일 롯데-해태전에서 소주병을 던진 안인태(안인태·26·회사원) 김종섭(김종섭· 24·무직)씨등 2명이 폭력행위등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협의로 구속당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한 국민학교생은 관중들이 던지는 빈병에 맞아 이마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또 대구경기에서는 연장10회초 원정팀 태평양이 만루홈런으로 승부를 결정짓자 3루벤치에서 홈팀 삼성을 응원하던 2천여관중들이 일제히 일어나 빈병·빈깡통 3백여개를 운동장내로 집어던져 경기가 5분간 중단됐다. 프로야구에서는 지난해 운동장난동이 20여차례 발생해 10여명의 관중이 다치는 불상사를 빚었었다.

<2분도 안돼 경기끝>

<농구>
농구 코트가 또다시 이성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판정시비 속에 경기포기→몰수게임으로 비화되는 반(반)이성의 추태가 거듭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농구코트를 찾은 많은 팬들은 이같은 경기인들의 「코트 반란」에 휩쓸려 툭하면 무리지어 코트로 몰려나와 입장료 환불을 요구하며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농구코트는 마치 시장터를 방불케하는 한심한 실정이다.
2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연세대-중앙대경기에서는 시작된지 불과 1분43초만에 다시한번 코트의 추태가 벌어졌다.
이날 사태의 발단은 중앙대 남경원(남경원)이 슈팅할때 연세대 오성식(오성식)이 블로킹하려다 맞부닥치자 김세룡(김세룡)주심이 오의 수비파울을 선언한데서 비롯됐다.
이에 최희암(최희암)연세대감독은 『명백한 편파판정』이라며 항의의 표시로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들였고 심판진으로부터 아무런 해명이 없자 곧바로 퇴장해버렸다.
이에앞서 연세대골게터 오성식은 전반시작하자마자 점프볼하다 지나친 몸싸움으로 첫파울을 기록했고 1분쯤엔 중앙대 장신 표필상(표필상)의 슈팅때 표의 앞을 가로막아 두번째 파울을 범했었다. 오로서는 불과 1분43초만에 모두 세차례나 반칙을 선언당한것.
이에대해 최감독은 『김주심은 심판이사(허만우에게 배정거부를 요청한 기피인물중의 한사람』이라며 『이날 게임 역시 김주심이 고의적으로 오에게 집중반칙을 선언함으로써 사실상 승부를 조작하겠다는 속셈을 드러낸 것』이라고 흥분했다.
경기포기→몰수게임으로 처리된 이런 불상사는 올들어 이미 세번째. 89농구대잔치 한국화장품-삼성생명전과 지난달 봄철여자실업농구연맹전 외환은-태평양화학전에서 각각 나았었다.
이같은 파행의 악순환은 심판진의 잦은 오심과 관련한 현 심판진에 대한 팀관계자들의 뿌리깊은 불신때문.
농구계에서 심판진의 금품수수는 공공연한 소문으로 나돌고 있을 정도다.

<감독이 행패 앞장>

<유도>
폭언과 판정시비로 얼룩지기는 유도 또한 마찬가지. 지난20일 태릉에서 벌어진 북경아시안게임대표 1차평가전 두경기(남자78kg급·남자95kg이상급)에서도 판정에 불만을 품고 팀관계자들이 심판진에 폭언과 함께 행패를 부리는 불상사를 빚었다.
남자78kg급결승에서 김병주(김병주·대체대)가 이한(이한·쌍용양회)에게 판정승(2-1)하자 장인권(장인권) 쌍용양회감독이 『내용점수에선 이가 단연 앞섰다』고 주장, 유준조(유준조)주심에게 폭언을 퍼부었고 95kg이상급 패자결승전(김건수-조학래)에서는 주심(최종삼)이 김의 판정승을 선언하자 김낙관(김낙관) 청주공단감독이 이에 불만을 품고 심판석의 의자를 발길로 차는등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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