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실정맞춰 개혁수행”/이붕 연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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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소와는 실정달라 견해차도 커”
【모스크바 APㆍ로이터=연합】 소련을 방문중인 리펑(이붕) 중국총리는 23일 중국과 소련의 현실은 다르다고 전제하고 양국은 개혁과정을 자체의 필요성에 맞춰 마련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붕 총리는 이날 모스크바에 도착,리슈코프 총리와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의 영접을 받은 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방문의 의의를 설명했다.
그는 도착성명에서 『중소관계의 전망은 밝다』고 말하고 『우리는 양국 관계의 진전이 양국 인민들의 기본적 이익을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아시아를 포함한 세계의 평화와 발전이라는 대의를 촉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총리는 크렘린궁 환영만찬에서 연설을 통해 『양국은 사회주의 국가이며 자국의 현실에 맞춰 개혁과 페레스트로이카를 수행해야 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중국과 소련 양측은 많은 문제들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견해차가 있는 분야를 지적하지 않았으나 북경의 서방 외교관들은 50년대식의 추종적 동맹국이 되지는 않겠다는 중국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며 소련의 개혁정책이 지닌 의도에 대한 내재적 의구심이 확대되고 있음도 비치는 것으로 평가했다.
타스통신은 이와 관련해 양국은 이번 회담이 지난 50년대 관계로의 복귀가 아닌 『과거에 존재했던 적대관계로부터의 출발을 예고하는 것이라는데 합의를 이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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