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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에도 난 중산층" 10명 중 6명 '희망 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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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우리 사회의 중산층은 10년 뒤 어떻게 될까. 열 명 중 여섯 명(60.4%)은 '중산층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생각했다. '상층에 진입할 것'은 9.9%, '하층으로 떨어질 것'은 2.5%였다. 중산층이 갈수록 줄어드는 힘든 세상이지만, 중산층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중산층에 대한 생각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우리 사회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해 왔다.' 네(39.6%), 아니오(20.5%).

'점진적인 개혁을 바라지만 급진적인 개혁은 반대한다.' 네(48.8%), 아니오(11.1%).

이는 중앙일보와 한국사회학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공동 조사한 '중산층 의식조사'의 결과다. 조사는 지난달 7~26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1515명에 대한 개별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2.5%포인트(95% 신뢰수준)다.

21일 부산에서 열린 '3차 중산층 포럼'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한 조동기 동국대 교수는 "핵심적 중산층이 전체 응답자의 42.6%에 달하며, 수도권에선 49.9%로 높지만 비수도권은 35.5%에 그쳤다"고 말했다.

'핵심적 중산층'(이하 중산층)이란 응답자 가운데 ▶중간계급▶2년제 대학 이상▶월 가구소득 300만원 이상▶30평 이상의 주택 거주 등 네 가지 기준 가운데 세 가지 이상 충족하는 계층을 말한다.

중산층은 중도성향이 46.3%로 두터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수(29%)와 진보(24.7%)가 적당히 균형을 이루면서 이념의 쏠림 현상을 막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상대적으로 보수가 많고 진보가 적은 것으로 나타난 전체 국민의 이념분포(보수 33.7%, 중도 45.4%, 진보 20.9%)와는 다른 구성이다.

장원호 서울시립대 교수는 "중산층은 주한미군 기지 이전, 행정복합도시 건설 등 민감한 쟁점에 대해 특정 의견에 치우치기보다 중간자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준우 전남대 교수는 "중산층이 다른 계층에 비해 신뢰와 인정(人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중산층이 두터워지면 갈등이 줄고, 사회 통합을 이뤄낼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직업별로는 전문.관리직의 97.1%가 중산층에 속했다. 준전문직.사무직도 중산층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반면 생산직과 농어민은 하층이 많았다.

중산층이 아들에게 많이 권하는 직업은 전문직(20.8%), 의사(18.8%), 공무원(9.1%), 교사 및 학원강사(6.4%)의 순이었다. 딸이 택했으면 하는 직업은 교사 및 학원강사(30.9%)가 압도적이고 의사(8.8%), 약사(7.1%), 공무원(6.9%)이 뒤를 이었다.

◆ 중산층의 현주소=월 가구소득(중간값)은 400만원이었다. 중산층의 76.6%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며, 평균 평수는 34평, 시가 1억~3억원짜리 주택에 사는 경우가 47.7%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1억원 미만(20.4%), 3억~5억원(16.4%)의 순이었다. 중산층의 55.5%는 '빚이 없다'고 답했으나 5000만원 미만(21.6%), 5000만~1억원(10.7%)이 적지 않았고, 2억원 이상이라는 응답도 4.7%에 달했다. 지난 5년간 가장 많이 늘어난 생활비로 자녀 교육비를 꼽은 응답이 51.7%로 절반을 넘었다.

장미혜 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은 "중산층은 소득.재산의 불평등보다 교육기회의 불평등이 더 크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로 인한 불안감 때문에 교육에 대한 투자를 더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 특별취재팀=고현곤(팀장), 양영유.정철근(사회부문), 나현철.김준술.손해용.임장혁(경제부문), 장정훈(디지털뉴스부문), 변선구.최승식(사진부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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