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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AIDS 새치료법 잇따라 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공포의 질병 AIDS(후천성면역결핍증) 정복에 실마리가 될 수 있는 기초연구결과들이 최근 프랑스·네덜란드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 새 연구성과들은 당초 「획기적인 AIDS 치료제」로 기대를 모았던 AZT가 예상외로 큰 한계성을 드러냄에 따라 실망한 세계인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AZT는 인간의 면역결핍을 일으키는 바이러스(HIV)가 정상세포에 침투하지 못하도록 차단, 병세의 악화를 지연시킬수 있지만 독성등 부작용이 너무 심하다. 특히 1개의 세포가 분열해 2개의 새끼세포로 되는 동안 수십억개의 바이러스를 만들어내는 감염세포의 재생산기능을 제대로 막지못해 AIDS를 근치할수 없는 것이 AZT의 큰 결점이었다.
그러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카데미메디컬센터의 구드스미트교수(바이러스학)팀은 아인트호벤대팀과 공동으로 AIDS바이러스의 재생산까지 막을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개발했다고 미국의 권위있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근호에 발표했다.
이 방법은 DNA(디옥시리보핵산)합성장치로 만든 이른바 「합성변조DNA」를 AIDS에 감염된 사람의 몸안에 집어넣으면 이것이 세포에서 유전자정보를 차단, 「HIV의 재생산」과 「감염의 확산」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수 있을것이라는 전망이다.
구드스미트교수는 ▲세포의 효소에 의해서는 부서지지않는 DNA자체에 변화를 주어 세포속에 갈 들어가도록 한 뒤 ▲바이러스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아킬레스건」을 찾아 「탄환」을 쏘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시험관실험에서만 효과가 입증됐기 때문에 금년안에 원숭이실험을 한 다음 내년에는 윤리적 측면에 어긋나지 않게 몇몇 환자를 골라 임상실험할 계획이다.
이에앞서 세계최초로 AIDS바이러스를 발견했던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의 장클로드 셰르망박사팀도 최근 AIDS바이러스가 더이상 새끼를 치지 못하도록 재생산기능을 무력화시키는 항체를 분리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지난87년 서울에서 열린 「국제AIDS학술대회」참석차 내한, 인터뷰를 가진 바있는 셰르망박사팀이 AIDS를 감는 무기로 이번에 사용한 것은 모노클로날항체(단일 클론항체)다. 이 단일클론항체는 AIDS 바이러스가 건강한 정상세포에 달라붙도록 명령하는 중요한 생물학적 신호인 「베타2마이크로글로블린」을 무력화 시킬수 있다는 것.
셰르망박사는 이 신호의 정체를 정확히 규명하는 연구를 계속하는 한편, 신호를 구별할 수 있는 위치에 단일클론항체를 정확히 보낼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에앞서 미국에서도 최근 AIDS백신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으나 약효가 아직까지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에 대해 연세대의대 이원영교수(미생물학)는 『이번 연구성과는 국내팀을 비롯, 전세계 연구진들이 모두 집중적으로 파고들고있는 방향에서 나온 것으로 기초연구측면에서 의의가 크다』고 평가했다.
AIDS의 치료는 결국 ▲AIDS바이러스가 세포유전자에 파고 들어가기 위해 리보핵산(RNA)을 DNA로 바꾸게 하는 역전사효소를 무력화하는 약제 ▲환자의 면역을 회복시키는 약제의 개발과 이를 함께 활용함으로써 이뤄질 것이라는 게 이교수의 전망이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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