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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 미사일 수출 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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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가한 21개국 정상은 21일 발표할 폐막성명에서 민항기 테러에 대비해 휴대용 미사일을 전면 통제하기로 합의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AP.로이터 통신 등은 폐막성명 초안을 인용해 "21개 회원국 정상은 지난해 11월 케냐에서 이스라엘 민항기에 발사됐으나 명중되지 않았던 것과 같은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의 수출을 통제하는 데 합의했다"고 20일 전했다.

◇휴대용 미사일 수출.비축 통제=이번 합의는 지난해 케냐 뭄바사 국제공항을 이륙한 이스라엘 보잉757 민항기에 SA-7 미사일 공격이 처음으로 시도되면서 알카에다와 같은 테러리스트 조직에 이 미사일이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에 이뤄졌다. 공동성명은 최종 사용자가 국가가 아닌 경우 휴대용 대공미사일의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이 미사일의 생산.수출 및 비축까지 통제하기로 합의했다.

길이 1.5m 안팎의 소련제 SA-7 미사일 등은 골프 가방에 넣어다닐 수 있을 만큼 소형이면서, 방어장치가 없는 민항기에 대해서는 치명적인 무기여서 생산에서 수출까지 전 과정을 통제하겠다는 뜻이다.

공동성명은 또 테러리스트 적발을 위해 민항기 승객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항공승객 보호를 위한 경보시스템을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각국 정보기관과 경찰 간의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러시아.베트남 WTO 가입 지지=공동성명은 또 지난달 멕시코 칸쿤에서 결렬된 세계무역기구(WTO) 도하라운드 협상의 재개를 촉구하고, 러시아와 베트남의 WTO 신규 가입을 지지한다고 천명했다. AP통신은 "공동성명은 대테러전쟁 외에 대량살상무기 확산도 아태지역의 번영과 자유무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규정, 이를 저지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부시 대통령의 제안으로 북한 핵 문제도 논의됐지만 폐막성명에서는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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