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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에 수교협상 공식제의/한국대표단/각료급 외교ㆍ경협기구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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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소 부총리,민관 경협위 설치동의
【모스크바=이규진특파원】 소련을 방문중인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과 박철언정무1장관등 한국측 대표단은 23일 오전(현지시간) 소련 내각사무국 청사에서 시타리안 소련대외경제위원회의장겸 경제담당부총리를 만나 양국간의 국교수립을 소련측에 공식적으로 촉구했다.
이날 정부측 대표인 박철언장관은 시타리안부총리에게 『한소 양국간의 경제협력을 위해서는 투자보장협정등 각종 정부간 협정의 체결이 필수적』이라고 전제,『이를 위해 양국간의 수교를 위한 공식적인 정부간 협상을 즉각 개시하자』고 제의했다.〈관계기사2,3면〉
한국대표단의 이같은 수교협상제의는 그간 비공식적이고 비공개적이던 한소양국간의 수교문제를 처음으로 공식화하고 양국 당국자간에 공식으로 거론됐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박장관은 『양국간의 수교가 즉각적으로 어렵다면 그 전단계로서 양측의 각료를 단장으로 하고 외교ㆍ경제부처의 실무자들을 위원으로 하는 협력기구를 만들어 수교협상과 경제협력문제에 대한 논의를 동시에 병행 추진하자』고 각료급 협의기구 설치를 제의하고 『또 이와는 별개로 정부와 민간인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한소경제협력합동위원회」를 설치,현재 양국간에 진행되고 있는 합작투자개발사업등에 대한 모든 논의를 더욱 구체적으로 추진토록 하자』고 소련측의 신중한 검토와 조속한 회답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타리안부총리는 『당분간 한소경제협력위원회등 기존의 경제협력관련기구를 이용해도 좋을 것』이라고 한국측의 수교촉구에 즉각적인 태도 표명을 유보했으나 경제협력기구의 확대개편이 필요하다는 데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했다고 동석했던 박희태대변인이 전했다.
시타리안부총리는 또 『현재 소련은 각종 첨단기술이 집약되어 있는 군수산업을 민수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민수로 전환된 기업과 공장을 상대로 한국측이 경협및 합작대상을 선택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시타리안부총리는 이 밖에 『오는 5월 소련에서 민수산업 분야의 상품전시회가 열린다』고 설명하고 『이 기회를 이용,많은 한국기업들이 참관해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요청했다.
시타리안부총리는 또 한국측에 합작투자ㆍ기업협동ㆍ중소기업교류증진ㆍ시베리아개발 참여 등을 요구하면서 『경제및 첨단과학기술정보센터를 만들어서 효과적으로 활용하자』고 제의했으며 한국측은 『긍정적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응답했다.
한소친선협회회장인 테레스토퍼씨는 이날 회담에서 우주개발 사진전ㆍ예술품교환전시 등 문화교류 확대를 제안했고,한국측은 역시 긍정적인 검토를 약속했다.
이날 논의된 각료급회담과 경제협력합동회의가 실현될 경우 지금까지 대소투자및 무역등의 활성화조건으로 지적되어온 ▲투자보장협정 ▲무역협정 ▲이중과세방지협정 ▲과실송금협정문제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법률적ㆍ제도적 장치가 강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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