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필성씨,평양어머니와 통화/“북서 빨리만나자”에 “찾아뵙겠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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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아내와 함께 30분간
【삿포로=방원석특파원】 한필성ㆍ필화 오누이가 상봉 6일만인 14일 낮 다시 남북으로 헤어졌다.
한씨는 이날 부인 홍애자씨와 숙소인 고라쿠호텔을 나와 오전에 선수촌인 프린스호텔의 필화씨부부 방에서 그들만의 마지막 얘기를 나눈 후 함께 지토세공항으로 나가 기자회견을 갖고 동생부부의 눈물어린 환송을 받으며 동경으로 떠났는데 17일 귀국할 예정.
이에앞서 한씨 오누이부부들은 별도로 잡아둔 뉴오타니호텔에서 마지막 밤을 함께 지냈다.
한편 한씨부부는 14일 오전8시30분쯤 뉴오타니호텔에서 평양에 있는 어머니 최원화씨(85)와 30분가량 통화했다.
한씨는 평양 중구역 창광9리 연좌2동 53반 13층 2호의 매제 임세준씨 집으로 통화(평양 2­3672),어머니와 연결됐는데 귀가 어두운 어머니는 『김일성수령께서 가족들에 대해 경제적으로 잘해주시고 있으니 아무 걱정말라.빨리 집에 와서 만나자』고 한씨에게 큰소리로 말했다.
또 노모 최씨는 며느리에게도 『전화로 말할 것이 아니라 빨리 북으로 와서 얘기하자. 보고싶다』고 말했다.
한씨는 『오마니! 잘살고 있으니 걱정마십시오. 남북적십자사를 통해 찾아뵙겠습니다. 불효자를 용서하십시오』라고 통화를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필화씨는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너무 오래 떨어져 있어 처음엔 정을 못느꼈으나 함께 있는동안 진한혈육의 정을 느끼게 돼 헤어지는게 더욱 슬프다』고 말했으며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김일성수령님이 말하신대로 콘크리트장벽을 부수고 전면개방을 위해 투쟁하겠다』는 정치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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