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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관록 과시하는 무대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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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7,80년대 디스코장의 단골음악으로 사용됐던 '콜 미(Call Me)'. 중장년층에게 학창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 명곡은 영화 '친구'에 삽입돼 젊은층에게도 익숙한 노래다. 그 노래 '콜 미'를 부른 5인조 혼성밴드 '블론디(Blondie)'가 한국을 찾는다.

13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가질 이들의 처음이자 마지막 내한 공연을 위해서다. 이번 공연은 블론디 자신들에게도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희귀 유전병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기타리스트 크리스 스타인이 오랜 투병 끝에 재기한 뒤 갖는 첫 투어공연이기 때문이다.

1974년 미국 뉴욕에서 결성된 블론디는 크리스의 병세 악화로 82년 해체했다가, 건강해진 크리스와 함께 99년 새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폭발적 가창력을 가진 당대의 섹스심벌 데보라 해리(사진 중 가운데 여성)는 61세의 나이에도 보컬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데보라는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길의 끝에서 은퇴 전에 투어를 하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며 "한국 공연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음악 활동을 계속하겠지만, 블론디의 이름을 걸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해 이번 내한공연이 블론디의 은퇴공연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데보라는 "데뷔 이래 음악을 삶 속에서 즐겨왔고, 곡 마다 특유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왔다"며 "펑크록, 뉴웨이브, 디스코 등 서로 다른 음악을 섞는 작업이 힘들었지만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블론디로 데뷔했을 때와 1999년 'No Exit' 앨범으로 돌아왔을 때,그리고 3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정됐을 때를 들었다. 데보라는 특히 "1999년은 팀의 리더인 크리스가 오랜 투병 끝에 회복해 팀을 재결합한 해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크다"며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정된 것은 정말 과분한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번 내한공연에 불우이웃을 초청한 것에 대해 그는 "원래 사회봉사 활동과 소외계층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숙해진 목소리를 한국팬에게 선보이겠다는 그는 "블론디의 모든 것은 팬들이 만들어줬고, 블론디 고유의 캐릭터도 팬들이 부여해준 것"이라며 "우리와 함께 오랜 세월을 같이 해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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