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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푸미흥, 10분 걸으면 골프장과 최신 병원

중앙일보

입력

이코노미스트
푸미흥 지역은 대만계 회사가 주축이 돼 건설한 신도시다. 이 도시는 거의 늪 지대에 가까운 불모지였던 호찌민시의 남부 지역을 개발했다. 최초 베트남 당국은 이 거대한 신도시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도시를 꾸며나가는 과정에서 기존 베트남의 도시와는 완전히 다른 별세계가 만들어지자 이곳의 집과 땅값은 엄청나게 뛰기 시작했다. 외국인들은 물론 베트남인들까지 이곳 푸미흥 진입을 노렸다.

푸미흥 회사는 당연히 거대한 이익을 남기게 됐고 베트남 당국은 이에 대해 과중한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 세금 폭탄을 맞고 비틀거리던 푸미흥 회장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푸미흥은 이렇게 불행한 사연이 있는 도시다.

푸미흥은 아직 미완의 도시다. 현재 도로가 확충되고 있는 한편 국제컨벤션센터 건립, 퍼블릭 골프장, 골프 연습장, 더 많은 수의 수영장, 테니스장이 건설 중이다. 대형 프랑스 종합병원이 들어올 예정이고 초대형 할인마트도 입점이 확정돼 있다. 한국.대만.일본의 학교가 이미 들어섰고 각국의 국제학교가 거주민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다. 푸미흥은 향후 10년 내 아시아에서 가장 쾌적하고 살기 좋은 거주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국인들은 1000가구가 입주해 있다. 수퍼와 미용실, 한국식당, PC방, 당구장, 각종 학원들이 이곳 상가에 진을 치기 시작했다. 누가 보더라도 베트남의 코리아타운이 돼 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베트남 청년 1000명이 24시간 경비를 맡고 있어 치안 측면에서 보더라도 베트남 최고라는 것이 정설이다.

지난 2004년 입주한 강석희(가명.35)씨는 지난해 이곳에 유천 칡냉면 집을 차렸다. 개점 직후에는 고전했지만 지금은 한 달 순익 5000달러를 내는 탄탄한 음식점을 꾸리게 됐다. 7세, 5세의 두 아이를 둔 강씨는 현재 영사관 소속 한국학교 유치부에 아이들을 맡겼다. 국제학교가 즐비해 아이들 영어교육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강씨는 이곳의 더운 날씨를 유일한 '고충'으로 꼽고 있다. 확실한 치안, 저렴한 인건비, 가정부를 둬서 가사일에서 해방된 것, 저렴한 비용으로 아이들의 외국어 교육을 맘껏 시킬 수 있다는 것이 그가 꼽은 이곳 생활의 장점이다. 푸미흥은 인건비는 싸지만 물가가 만만치 않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강씨의 조언이다.

이곳에서 PC방과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서성국(40)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의 아버지다. 이곳에 정착한 지 3년째, 생활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두 아이의 한국학교 학비로 매달 60만원, 수학과 영어 과외비로 월 100만원을 쓴다. 언어소통이 어려워 사소한 문제까지 현지인들에게 부탁하고 의존해야 하는 것이 안타깝다. 물가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은퇴 이민을 오더라도 자그마한 가게를 운영해 생활비를 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미용실 '헤어스토리'를 운영하고 있는 조미자(가명.43)씨는 이산가족이다. 남편과 대학생인 딸은 서울에 있고 자신은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과 함께 1년 전 이곳에 왔다. 한국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학비는 월 60만원 정도 지출한다. 영어와 베트남어를 동시에 가르치고 있다. 한국 친구들이 그립고 다소 심심하다는 것이 이곳 생활의 단점이다. 그녀 역시 경제적인 어려움은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20년간에 걸친 미용실 운영 경험이 큰 힘이 됐다는 것이 조씨의 말이다.

국내 한 부동산 개발회사는 푸미흥과 맞닿은 지역에 본격적인 코리아타운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해외 부동산개발업체인 MMD 레스코가 베트남 국영기업 레스코의 계열사인 스크렉과 합작으로 호찌민 남부에 코리아타운을 건설하는 사업 기본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코리아타운의 전체 규모는 10만여 평. 아파트 6464가구와 오피스텔 630실, 상업시설 등을 건설하게 되며 2007년부터 8년간 10여 차례에 걸쳐 순차적인 분양과 입주를 추진하고 있다. 국제학교, 외국인학교와 인접해 있으며 사업지 왼편으로 큰 강을 끼고 36홀 골프장이 개발될 예정이어서 주거환경도 좋다는 평가다. 사업지 전면 진입도로는 호찌민의 중심부와 푸미흥 신도시, 나베 신도시를 잇는 개발축으로 형성돼 있어 고급 주거군에 맞는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

<국가개요>

한류와 신도시 개발 열풍 휩쓸어

면적은 33만2501㎢, 인구는 8137만7000명(2003)이다. 인구밀도는 244.7명/㎢(2003)이다. 정식명칭은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Socialist Republic of Vietnam)이다. 지정학적 특성으로 예부터 자주 외국의 침략과 지배를 받아오다가 19세기 말에는 프랑스의 식민지로서 옛 프랑스령(領) 인도차이나에 편입되었다. 1945년 베트남 민주공화국의 독립을 선언하고 프랑스군과 충돌해 인도차이나 전쟁이 발발했다. 그 후 약 15년에 걸친 미국과의 처참한 전쟁은 우리의 뇌리에도 생생한 비극이다.

기후는 북회귀선 남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고지를 제외한 전 지역이 열대몬순을 이룬다. 대체로 5 ̄10월이 우기, 11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가 건기다. 북부에서는 6 ̄7월, 중부와 남부에서는 8 ̄9월에 강우량이 많다. 연 강수량은 하노이 1761mm, 후에 3860mm, 호찌민시(구 사이공) 1808mm로 우기에 84% 가량 내리고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우기와 건기의 차가 크다.

현재 베트남은 한류의 근원지이자 최초로 한류 바람이 불고 있는 나라다. 배우 장동건은 베트남의 국민 배우이며 그의 영화나 드라마를 기다리는 베트남 사람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탤런트 김남주도 베트남의 국민 여배우로 인정받을 만큼 그 인기가 대단하다. 세계의 많은 고가 화장품 브랜드가 LG의 드봉 화장품에 밀리는 이유는 김남주라는 배우가 LG의 드봉 화장품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토록 베트남에서의 한국에 이미지는 상당히 좋으며 실제로 한국에서 생각하는 이상으로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동경의 대상국이기도 하다. 그리고 음식과 사람들 생김새 또한 우리나라와 비슷해 다른 나라들보다 이질감이 적다.

은퇴비자 이렇게 받는다

시민권.영주권 제도 없어 현지서 비자 연장

베트남은 아직 영주권이나 시민권 제도가 없다. 그래서 현재 베트남에 거주하고 있는 교민 또는 모든 외국인은 비자를 현지 베트남에서 계속 연장하며 살아간다(최대 1년). 그래서 처음 은퇴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가까운 여행사에서 베트남 비자(한 달)를 신청한다. 비자에는 1개월, 3개월, 6개월, 1년 등 네 가지가 있다.

1개월짜리는 관광객을 위주로 발급하며 3개월은 현지에 장기간 비즈니스 손님을 상대로 발급하지만 한국에서는 발급이 까다롭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1개월짜리 비자를 받아 베트남에 도착하면 6개월짜리 비자로 갱신하면 된다. 비용은 6개월 복수비자를 기준으로 100 ̄120달러가 든다. 1년짜리 비자는 현지 여성과 결혼을 했거나 거주 공관이나 대사, 영사관 직원들에 한해 발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주택 사정과 기본 생활

한 달 가정부 8만원, 운전기사 10만원

불과 3 ̄4년 전까지만 해도 한인들의 집단 거주지는 공항 근처(팜반하이)였다. 현재도 물론 식당이나 노래방, 당구장, 수퍼, 떡집, 빵집, 책방 등 여러 곳이 있었으나 점점 '푸미흥'이라는 지역으로 이동 중이다.

푸미흥 지역은 처음 베트남 상류층 0.1%을 위해 야심차게 건설되었으나 그곳이 교육, 교통, 여가, 의료 등 여러모로 베트남답지 않은 신흥 부유 도시로 발전해 많은 한국 교민과 외국인들이 모여들고 있다. 아파트나 빌라 단지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9홀 골프장과 대규모 야외 골프 연습장, 수영장, 테니스장, 놀이동산 등 최신식 시설이 있어 인기가 좋으며 살기에도 불편함이 없다. 현재 그 지역 주민의 60% 정도가 한국 교민이며 이제는 명실상부한 한인촌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가정부나 운전기사를 쓰기에도 부담이 없다. 실제로 오전 7시부터 저녁준비가 마무리되는 오후 5시까지, 한 달에 1 ̄2회만 쉬고, 일하는 이들에게 주는 임금이 8만원이면 된다. 푸미흥에서 일하는 가정부 대부분은 한국음식 조리에 뛰어나며 김치, 깍두기, 김밥, 비빔밥, 탕수육, 갈비 등 모든 음식을 다 조리하며 청소, 세탁, 다림질까지 전천후다.

운전기사 또한 한 달에 100달러 정도면(10만원) 가능하다. 차량은 현지에서 구입해도 되지만 베트남은 차에 대한 수입관세가 높아 차량 가격은 비싼 편이다. 그래서 아직은 렌트가 더 저렴하다. 승용차(5인승)는 한 달에 기름, 기사 포함해 55만 ̄70만원 정도이며, 봉고(16인승)는 80만 ̄110만원 수준이다.

집 렌트 비용은 보통 월 350 ̄500달러까지 다양하다. 베트남의 모든 집은 월세로 사용하며 보통 2 개월치 월세를 보증금으로 걸고 월세도 2개월씩 선불로 낸다. 여러 곳을 알아보면 저렴한 가격의 집을 얻을 수 있고 또한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월 500만원짜리 빌라는 수영장, 테니스장, 헬스클럽 같은 여러 시설을 갖추고 있다. 최첨단 방범시스템과 경비원이 상주하며 살핀다.

주택과 아파트 가격은 좀 비싼 편이다. 실제로 17평 정도의 아파트가 4000만원 이상이고, 3 ̄4층짜리 빌라는 3억 ̄4억원 정도다. 33평형 아파트는 1억3000만 ̄1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실제로 구입해 월세로 사용해도 33평형은 한 달에 85만 ̄100만원의 수입은 보장되기 때문에 집이 없어서 난리다. 월세로 집을 얻어 입주할 경우 부동산 소개료는 입주자가 아닌 집주인이 모두 부담한다.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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