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필성씨 북한 여동생과 40년만의 상봉 “초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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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동생 필화씨와 어제 감격의 전화통화… 오늘 삿포로에
6ㆍ25때 단신 월남한 한필성씨(58ㆍ경기도 파주군 교하면 동패리)가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 북한측 총감독으로 참가한 여동생 필화씨(48)를 40년만에 만나기위해 8일 오전11시45분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820편으로 일본을 향해 떠났다.
지난 71년 삿포로 프리동계올림픽에 참가했던 동생과 북한당국의 거부로 상봉에 실패한채 전화로만 목소리를 교환해 1천만 이산가족의 심금을 울렸던 한씨는 이날 오후7시쯤 삿포로에 도착,빠르면 이날 저녁에 감격적인 오누이 상봉을 하게 된다.
한씨는 출국에 앞서 7일 저녁 일본 삿포로 프린스호텔에 묵고있는 동생 필화씨와 MBC주선으로 8분30초동안 국제전화로 혈육의 정을 나눴다.
이날 통화에서 동생 필화씨는 『86세로 아직 살아계신 어머니(최원화)가 꼭 오빠를 만나고 오라고 해 가족사진을 갖고 왔다』면서 『일본 TV에서 오빠 모습을 보니 할아버지같이 늙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에 한씨도 『사진에서 네 모습을 보니 71년과 많이 달라져 몰라보겠더라』며 『어머니선물로 무엇을 준비했으면 좋겠느냐』고 하자 필화씨는 『남북이 분단돼 있는데 선물은 필요없어요. 정 갖고 오려면 돌아가신후 관에 넣게 소복(수의를 뜻한듯)이나 한벌 갖고 오세요』라며 울먹였다.
이에 앞서 필화씨는 7일 홋카이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에서 자연스럽게 만나야 하나 「남한이 38선의 장벽을 두텁게 쌓아」 제3국에서 밖에 만날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한편 남북한 양측은 한필성ㆍ필화남매의 상봉장소와 시기 등을 한씨가 8일 오후 삿포로에 도착한후 당사자들간에 의논해 결정토록 맡겨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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