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의학에 눈 돌려 사고 줄인다|전문인력확보 서두르는 항공의학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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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오는 93년의 과학관측위성 발사를 앞두고 국내에서도 항공우주의학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4월 발족된 한국항공의학회는 「우주시대 」의 개막이 우리에게도 현실로 성큼 다가옴에 따라 최근 전문인력확보를 위해 해외연수교육 등 여러 가지 계획을 모색하고있다.
우주의학에는 아직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지만 항공의학분야에서는 최근 자주 발생하고 있는 항공기사고를 예방하고 불가피하게 항공기를 이용해야만 하는 환자들의 치료·식이요법을 개선하는 등에 연구를 집중하고 있다.
국제 항공우주 아카데미(IAAS)의 정회원으로 한국항공의학회 출범에 산파역을 담당했던 박항배 교수(한양대의대·예방의학)는『공군 항공의학연구원은 최근 고성능전투기를 탈 때 조종사들에게 걸리는 가속도문제의 해결방안을 깊이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전투비행기를 타면 G(가속도)가 생기게 되는데 공중선회까지 하면 탑승자의 피가 한꺼번 에 한쪽으로 몰려 의식을 잃게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G에 대한 내성을 기르는 묘안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연구는 비단 전투기에만 적용되는데 그치지 않고 민간항공기의 비상사태에도 응용할 수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 교수 팀은 또 특수 질병 치료를 위해 국내외로 항공여행을 해야만 하는 환자들의 식사(당뇨식 등)와 치료·불시착 때의 대처방안 등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하고있다.
박 교수는『비행기 사고의 발생원인 중 70∼80%는 사람에 있으며 이중 4%가 의학적 원인』 이라고 말하고『이 때문에 조종사가 의학적으로 어떤 경우에 탑승이 불가한지에 대한 규명과 의학적 예방책에 대한 연구에도 큰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40대 이상의 약40%에 고혈압 소질이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조종사들의 뇌졸중·심근경색증에 의한 사고와 발작(전간발작 등)으로 인한 사고 예방을 위해 심전도검사·관동맥 조영술·뇌파검사 등 특수검사와 약물요법의 효율성 연구가 한창이다.
한편 우주의학분야에서는 박 교수와 계원철 박사(전 대한항공 민항공 의료센터 원장), 박경화 박사(공군의무감 출신)등이 국제학회에 연2∼3회 참석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우주의학에 대한 마인드를 다지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이제 우주시대가 피부로 느껴지는 만큼 오는 93년 이후에는, 미국 등 선진국의 우주의학이 도입돼 국내에도 뿌리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분야에서는 우주정거장의 인공중력조성, 무중력상태에서 생기는 요로결석·빈혈·근육과 골격의 위축 등에 대해 연구할 예정이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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