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만 국민당 내분/원로들/총통선거에 새 후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대북 로이터ㆍAP=연합】 대만 국민당이 차기 총통및 부총통 선거를 둘러싸고 심각한 내홍을 겪고있다.
21일 실시될 대만총통 및 부총통선거를 앞두고 선거인단인 7백52인 국민대회의 원로보수 강경파의원 2백여명이 국민당의 공식지명후보인 리덩후이(이등휘)총통에 정면으로 도전,린양캉(임양항) 현 사법원장(62)과 고 장제스(장개석)총통의 아들인 장웨이궈(장위국)현 국가안전회의의장(73)을 각각 별도의 정ㆍ부총통 후보로 옹립키로 4일 결의함으로써 국민당은 집권 40년만에 최악의 분열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국민대회의 원로 보수파의원 및 무소속의원 2백여명은 이날 이등휘 현총통이 지난 88년1월 고 장경국 총통을 승계,대만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총통직을 맡은 이래 기존의 원칙적인 본토수복 정책에서 벗어나 중국과의 타협과 점진적 개혁을 모색하는 현실주의 노선을 걸어왔다고 비판하고 임과 장을 6년임기의 차기 정ㆍ부총통 후보로 추대키로 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퇴진요구 받는 본토출신들 보신책/이등휘 총통 개혁조치에 위기감(해설)
리덩후이(이등휘)총통체제에 대한 국민대회 의원들의 정면도전은 「반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49년 대만으로 쫓겨온 국민당은 지난 40년동안 총통을 정점으로 일사불란한 통치체제를 유지해왔었기 때문이다.
이 총통은 88년 1월 장징궈(장경국) 총통의 사망으로 총통직과 국민당 주석에 올랐으나 그가 대만성 출신이라는 점때문에 본토 출신인 당내 원로파들로 부터 감시와 질시를 받아온 처지였다.
그럼에도 이총통은 당내 강경보수파들의 요구와는 달리 안으로는 정치규제 완화등 점진적 민주개혁을 추진하는 한편 북경 공산당 정권과의 3통(통신ㆍ통상ㆍ통우)정책등 현실적인 외교정책을 펴와 보수파들과 정치적 마찰을 빚어왔다.
이런 와중에 최근 민진당을 중심으로한 재야세력들의 급진적 정치개혁 요구와 본토출신 원로의원 퇴진요구까지 겹치자 원로의원들이 자신들의 「보신책」으로 린양캉(임양항)ㆍ장웨이궈(장위국)등 본토출신의 정ㆍ부총통 추대로 비화됐다.
집권 2기를 눈앞에 두고 지난해말 터진 부동산가격 폭등등의 경제난국과 정치적 위기를 여하히 수습하느냐에 이총통과 국민당의 장래가 걸려있는 상황이다. <이춘성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