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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끌고, 조훈현 밀고 "농심배 되찾아 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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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중.일 국가대항전인 8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이 12일 베이징(北京)에서 시작된다. 이 대회는 비록 단체전과 개인전의 차이가 있지만 현재 유성에서 열리고 있는 삼성화재배와 여러모로 비교된다.

우선 전기 이 대회의 마지막 장면이 '이창호 패배'라는 점에서 삼성화재배와 비슷하다. 이창호는 연승전으로 펼쳐지는 농심배에서 매번 한국 팀의 마지막 주자로 나섰고, 5년 동안 단 한번도 지지 않음으로써 한국의 6연속 우승을 이끌어냈었다. 이창호는 단체전에서 더욱 강한 면을 보이며 '철의 수문장'으로 각인됐다. 하지만 지난 7회 대회 최종전에서 이창호는 일본의 천적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 9단에게 패배함으로써 첫 패배를 기록했고 우승컵도 일본에 넘겨줬다.

또 삼성화재배 와일드 카드가 서봉수 9단이라면 농심배 한국팀의 와일드카드는 조훈현 9단이다. 한국 바둑사에서 15년 조(曺)-서(徐) 시대를 이끌었던 두 주인공이 50대에 접어들어 '자력'이 아닌 주최 측 초청 케이스로 대회에 참가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한국바둑의 신화를 창조했던 주역인 4인방 중에서 조훈현-서봉수는 황혼녘에 서 있고 유창혁은 고전 중이며 반석같던 이창호마저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물론 이세돌.최철한.박영훈이 등장하며 이창호와 함께 '신 4천왕'으로 불리고 있지만 한국이 전과 같은 무적함대가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이창호는 안팎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고 그와 더불어 최강 한국바둑도 도전받고 있다. 과연 올해 한국은 빼앗긴 농심배를 되찾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

한국은 오랜만에 강력한 팀을 구성했다. 예선에서 이세돌은 탈락했지만 이창호.최철한.박영훈.원성진 등 다른 강자들은 제대로 살아남은 것이다. 여기에 조훈현이 가세했다.

적수 중국도 구리 9단, 왕레이(王磊) 8단, 쿵제(孔杰) 7단, 펑취안(彭) 7단, 천야오예 5단 등 신구가 조화를 이룬 강팀을 구성했다.

지난 대회 우승팀인 일본은 이창호 격파의 수훈을 세웠던 요다 9단을 필두로 이마무라 도시야(今村俊也) 9단, 하네 나오키(羽根直樹) 9단, 다카오 신지(高尾紳路) 9단, 야마다 기미오(山田規三生) 9단으로 팀을 짰다. 객관적인 전력은 일단 한국이 제일 세고, 일본이 제일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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