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 한국 측 농산물 개방안 거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본협상 첫날인 6일(현지시간) 한국이 제시한 농산물 시장개방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국은 이날 시애틀 역사산업박물관 특별회의실에서 농업.서비스 등 19개 분과별로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농업분과 협상에서 미국은 쌀 등 284개 농산물을 시장개방 예외 품목으로 제시한 우리 측 시장개방 계획(양허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농산물 시장의 개방이 확대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국은 예외 품목 없이 최장 10년 내에 모든 관세를 철폐하자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 등의 시장개방 제외 요구를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금융서비스 분야에서도 농협과 우체국 보험 상품의 불공정한 경쟁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농협 등이 은행과 달리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에 제한을 받지 않고 회계처리 등에서 혜택을 받는 등 사실상 정부 지원을 받고 있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국은 대기업 규제와 관련, 공정거래법 등 양국의 경쟁 관련법은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경쟁 분야 협정문에서 내.외국 기업 간 차별 없는 공정 경쟁을 보장한다는 규정만 명문화하기로 했다.

미국은 또 7일의 무역구제 분야 협상을 앞두고 자국 법령을 개정해야 하는 반덤핑 조치의 개선 요구를 정치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국 측에 통보해 왔다.

한편 한국의 원정시위대는 이날부터 시애틀 도심 웨스트레이크센터 주변에서 한.미 FTA에 반대하는 가두시위를 벌이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시애틀=홍병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