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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 1년생 선경 유연수|「블로킹 여왕」발돋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여자실업배구에 1년생 신임선수가 「블로킹여왕」으로 등장해 신선한 충격을 주고있다.
올해 여고 (중앙여고) 를 갓 졸업, 제7회대통령배 배구대회를 통해 성인무대에 데뷔한 유연수 (유연수· 19· 선경인더스트리) 는 신인으로서는 엄두조차 내기 힘든 블로킹득점 1위를 마크, 「공포의 블로커」로 경계의 대상이 되고있다.
2차대회 예선까지 유의 블로킹 득점은 62점 (총47세트)으로 세트 당 1·32개라는 엄청난 기록을 작성했다.
블로킹에 관한 한 국내1인자임을 자처하던 국가대표 남순옥 (남순옥· 태광산업· 1 m83)은 47세트중 60점을 마크, 세트당 1·28개로 2위로 밀려났다.
국내 최장신 국가대표센터 강주희 (강주희·효성·1 m87cm)도 세트당 블로킹 득점이 1·2개에 불과, 유의 기록에는 훨씬 못미쳤다.
혜성같은 유의 출현은 누구도 예측 못한 코트의 이변이다.
신인이 역대대회에서 공격·블로킹· 리시브 등 각 부문중 명실공히 한 분야의 1인자로 부각된 예는 한차례도 없었기 때문이다.
50여명의 여고생가등록선수가 선을 보인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여자배구의 희망으로 등장한 선수로 유를 꼽는 것도 철벽블로킹을 높이평가했기 때문.
1m82m·69kg의 좋은 체격을 갖춘 유의 진가가 뚜렷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2월초 끝난 1차 대회때.
유는 최강 현대와의 경기에서 신들린 듯한 활약으로 혼자 블로킹득점 9개를 기록, 현대의 팀블로킹수 8개를 능가하는 괴력을 보였다.
공격수들의 지원사격 부족으로 현대에 패하기는 했으나 현대와의 경기에서 유의 활약은 국내대회에서 신인선수로서는 처음 보여준 쾌거로 배구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선경은 유의 맹활약에 힘입어 1차 대회 3위권으로 급부상, 2차대회에서도 4강 결선고지에 무난히 진출했다.
중앙 공격수인 유는 국내선수중 네번째 장신이나 장신으로는 드물게 천부적인 유연성과 블로킹 감각이 뛰어나다.
또한 상대공격수들의 점프를 읽어내는 게임감각이 탁월, 적시 블로킹은 감탄을 절로 일으키게 하고 있다.
유는 이미 여고시절 유망주로 주목받아 실업감독들의 스카우트 표적1호가 됐던 억대 신인.
고만고만한 선수들로 팀을 이끌어 오던 선경이 실업코트의 정상권 진입을 위해 억대를 투입, 유를 낚아챈 것이다.
추계국교 6년때 배구볼을 만지기 시작, 중앙여중·고를 거친 유의 장래 꿈은 여느 선수들처럼 「태극마크를 다는 것」 이다.
고교시절 꿈나무선수로 활약, 종별 대회등에서도 소속팀우승의 주역을 해낸 유는 스타부족의 국내여자배구에 「단비」격이다.
이 때문에 실업배구감독들의 부러움도 노골적이다.
『무서운 센터블로커가 등장했다. 국가대표팀에도 꼭 필요한 선수다.』 (석태환담배인삼공사감독) 『수비력과 공격파괴력만 좀더 보완하면 중앙블로커로서 유를 능가할 선수는 없다.』(이임현대감독)
선경의 이규명 (이규명) 감독은 『아직 초년병이나 게임을 읽는 능력과 감각이 뛰어나다』 면서 『다만 경험부족으로 기량이 아직 미숙해 본인의 노력에 따라 대성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겸손해했다.
지난 2월15일 중앙여고를 졸업, 예비숙녀가 된 유는 서글서글한 눈매, 빼어난 용모로도 코트를 압도하고 있다.
배구코트에 용모로도 스타자격을 갖춘 유연수돌풍이 서서히 일고 있는 것이다.

<방원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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